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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소니보다 앞선 위성 카메라…기후 위기 대응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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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조성익 대표


바다 연구하다 위성 중요성 인식

"단 11초 만에 사진 전송받아

산불·미사일 탐지에 유리할 것"

인공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의 조성익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동 사무실에서 위성에 탑재하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인 '테트라플렉스'를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미래에는 기념일에 위성을 띄울 수도 있다. 혹은 우리 집 앞마당과 동네를 계속 비추는 정지궤도 위성이 나올 수도 있다. 인공위성의 대중화. 스타트업 텔레픽스가 꿈꾸는 미래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동 텔레픽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조성익 대표는 “국방, 기상의 목적으로 국가 기관이 주도하던 인공위성을 이제는 개인이나 기업이 발주해 몇억원이면 띄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촬영 화질이 좋으면서 사진 업데이트가 자주 되고 비용까지 저렴한 위성을 찾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텔레픽스는 인공위성의 ‘눈’에 해당하는 광학탑재체(카메라)를 주력 개발하는 회사다. 스페이스X 같은 발사체 업체와 위성 발사를 원하는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고온과 극한을 견뎌야 하는 우주 공간에서는 캐논, 니콘, 소니도 텔레픽스보다 후발 주자”라고 조 대표는 자신했다. 탐지한 도로 위 자동차의 모델까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위성 카메라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고 한다.


텔레픽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정부출연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이 모여 2019년 창업했다. 창립 초기 17명이던 직원은 75명으로 늘었다. 연구·생산을 전담하는 대전 센터에 이어 위성 영상 활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영업, 마케팅 중심의 서울사무소를 두고 있다. 조 대표는 연세대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한 조 대표는 2021년 텔레픽스에 합류했다. 그는 “바다의 흐름과 기상을 관측하려면 위성 카메라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며 “바다를 연구하다 보니 위성 기술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바람은 텔레픽스가 개발한 인공위성 ‘블루본’으로 현실화됐다. 해양과 연안 생태계가 대기 중에서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카본’을 측정하는 위성으로, 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조 대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를 얻거나 전 세계 항구의 야적장을 촬영해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공급을 예측하는 일도 가능하다”고 했다.


텔레픽스 사무실에는 성인 남성 주먹 세 개 정도 크기의 네모난 철 상자가 비치돼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위성에 탑재한 인공지능(AI) 프로세서인 ‘테트라플렉스’다. 엔비디아의 AI칩을 장착했다. 위성이 촬영한 데이터를 대부분 지상국에서 받아 처리하던 기존 관행을 개선해 위성 자체에서 불필요한 데이터를 지우고 가공할 수 있다. 위성 데이터 전처리 시간이 평균 6분에서 11초로 크게 단축됐다.


조 대표는 “처리 속도가 빨라지면 산불 최초 발화점 탐지나 적국의 미사일 발사 징후 같은 시급한 사안을 파악하는 데 크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인공위성산업 인재 풀도 점차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업용 위성 시장이 생겨나면서 영업,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직군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우주 공간에 대한 꿈과 열정만 있다면 전공은 점차 무관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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