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개막… AI기술 각축
HBM : 고대역폭 메모리
- 젠슨 황, 로봇 플랫폼 출시 예고
- 삼성 “가전 블록체인 기반 보안”
- LG “차세대 유니콘 배출 자신”
- SKT는 AI 비서 ‘에스터’ 공개
‘몰입(Dive-in)’이라는 슬로건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개막된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5’에서는 단연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올해 AI 기술은 한 차원 성숙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AI 칩 설계회사 엔비디아의 젠슨 황(사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품질 테스트에 대해 언급했다. 황 CEO는 “‘내일이 수요일’이라고 확신하듯 삼성전자가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0개월째 테스트 중이다. 하지만 황 CEO는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회동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구체적 일정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황 CEO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로봇과 자율주행차량 등 물리적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AI 시스템 ‘코스모스’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일인 7일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보여주는 집’의 아트 경험을 체험하고 있다(왼쪽). 엔비디아 전시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삼성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를 나눠 가전 부문을 중심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가전·모바일 부문 대표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 행사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서, 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맞춰주는 ‘Home AI’를 구현하겠다”며 “‘Home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스마트싱스(제품 간 연결 플랫폼)’로 연결된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다중 보안 시스템인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로 보호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 보인 기술인 녹스 매트릭스는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연결을 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알린다.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메인 전시관인 컨벤션홀과 차로 15분 남짓 떨어진 앙코르 호텔에서 기업 간 거래(B2B) 고객 대상의 프라이빗 부스 운영에 들어갔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미팅을 진행했다.
LG전자는 이날 스타트업 전시관이 마련된 유레카 파크에서 기자들을 만나 스타트업 육성 계획을 공개했다.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 부사장은 LG NOVA 전시관에서 “지난해 LG NOVA에서 독립한 ‘프라임포커스 헬스’의 뒤를 이을 예비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의 차세대 유니콘 사업은 여기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 NOVA는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과 혁신 스타트업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기 위해 2020년 말 신설됐다. 지난해 5월 미국 현지에서 배출한 헬스케어 독립법인 프라임포커스 헬스는 LG NOVA의 첫 번째 성과다. 이 회사는 당뇨 고혈압 등의 조기 진단과 사후 관리·회복을 돕는 설루션을 제공한다.
국내 통신업체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전시관을 꾸몄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기술이 한 단계 성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에는 AI 기술이 처음 나와 관심이 많았다면 이제는 생활 또는 산업 속에서 특화된 AI의 용례가 많이 생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SKC, SK엔무브와 공동 전시관을 마련했다. 유 대표이사는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올해 출시하는 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스터’에 대해 “AI 어시스턴트가 에이전트, 그 다음에는 아바타라는 콘셉트까지 갈 것 같다. 에이전트 서비스를 글로벌 무대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보는 차원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