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디지털 자산 콘퍼런스’
“최근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 코인 등 이용
비자·마스터카드·페이팔 결제 서비스”
주식·부동산 자산 토큰화도 트렌드 부상
국경 뛰어넘어 손쉽게 투자 가능 시대로
“블록체인 시장 2029년까지 연 65% 성장”
곳곳 규제 장벽 블록체인 산업 성장 막아
밈코인 급등… 투기적 관심도 한계 꼽아
네덜란드 튤립 파동으로 비유됐던 비트코인이 ‘거품’이라는 비판을 딛고 역대 최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이 투기자산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지급·결제, 토큰화, 인프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가상자산을 활용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고, 향후 블록체인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60% 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병화 성균관대 교수(핀테크융합전공)는 13일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가 주최한 ‘디지털자산 콘퍼런스(DCON·디콘)’에서 “가상자산이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지급·결제 및 송금 분야”라며 “가상자산을 직접 이용한 결제, 스테이블 코인(달러화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의 이용, 크립토카드 등 다양한 방식의 가상자산 기반 결제 서비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포춘 선정 100대 기업의 39%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온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춘 선정 500대 기업으로 확장하면서 56%가 온체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마켓츠마켓츠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4년 200억달러 수준에서 2029년 248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만 65.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임 교수는 “과거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실제 가상자산으로 (지급·결제) 시범사업을 했었다면, 이제는 가치가 안정적인 통화라고 하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하고 있다”며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은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내놓고 있고 미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쇼피파이’도 스테이블 코인 USDC 결제를 허용하기 위해 (가상자산 결제시스템) 솔라나페이를 정식 결제수단으로 허용했다”고 말했다.
미국 스타벅스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상자산 결제를 제공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백트’(Bakkt)와 협업해 거래소 계좌에 있는 가상자산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글로벌 결제업체 페이팔도 자체 계좌 안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해 국경 간 거래 등에 활용하고 있다.
자산의 토큰화도 글로벌 트렌드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기반으로 한 RWA(실물연계자산)가 등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최근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비들이라는 토큰을 발행했다. 비들을 통해 국경을 뛰어넘은 자산 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다.
다만 규제 장벽은 가상자산 산업이 극복해야 하는 요소로 꼽힌다. 가상자산을 통해 국경 없는 실물거래가 이뤄지게 되면 환치기, 탈세 논란을 비롯해 중앙은행의 화폐 사용이 감소하면서 각국의 통화정책이 무력화되는 이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세진 동국대 교수(경제학)는 “가상자산의 탈중앙적 성격을 생각하면 적극적 육성이 난망할 수 있지만 글로벌 트렌드에서 멀어지는 것은 괜찮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2017년 발표한 규제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어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어 기업들이 활용 못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이 여전히 투기적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한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한 이후 도지, 시바이누, 페페 등 밈코인의 가치가 급등했다. 밈코인은 활용성보다 재미를 위해 발행된 가상자산으로 투기적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지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일주일간 71.74% 상승했고 시바이누는 22.10%, 페페는 31.83% 상승했다. 업비트에서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도지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는데 24시간 거래대금이 7조6281억원에 달했다. 이날 기준 코스닥 거래대금(6조8725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출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