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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은 블록체인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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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러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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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7일 양자 컴퓨팅 기업 '퀀텀 컴퓨팅'의 주가가 51% 급등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이 기업이 '양자 기계'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양자란 무엇일까?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이다. 현대물리학의 관점에서 볼 때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다.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이 양자역학이다. 이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으로 고전역학과 다른 견해를 편다.


물질이나 빛은 입자일까, 파동일까?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물리적 현상을 입자와 파동 중 하나로 구분했다. 입자는 공처럼 한 점에 뭉쳐 있다가 둘이 만나면 튕겨 나가거나 부서지고 흡수된다. 파동은 진동이 물결처럼 넓은 공간으로 퍼지는 현상이다. 서로 통과하면서 합쳐져 커지거나 작아진다. 현대물리학은 빛이나 물질이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고전역학과 대비되는 양자역학의 의미를 살펴보면서 그 경제적 함의를 분석해 보기로 한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이작 뉴턴은 1704년에 집대성한 '광학'에서 빛의 입자설을 논하며 고전역학의 원리를 세웠다. 19세기에 영국의 토머스 영이 '이중 슬릿(틈새) 실험'을 이용해 빛이 파동이라는 걸 입증했다. 종이에 두 개의 좁은 틈새를 낸 뒤 빛을 통과하자 빛이 물결처럼 퍼진다. 서로 간섭을 일으켜 밝아지거나 어두워진다. 빛이 입자라면 명확한 궤적을 가지므로 두 구멍 중 하나만을 통과해야 한다. 실험 결과 빛이 파동처럼 보였다. 1865년 제임스 맥스웰은 '맥스웰 방정식'을 발표해 파동설을 수학적으로 입증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광양자설(빛의 최소단위)로 노벨물리학상을 탔다. 그는 빛이 최소한의 에너지 덩어리로 분절돼 있으며 그 최소한의 에너지는 빛의 진동수에 정비례한다는 입장을 표방했다. 광전효과는 밝기와 진동수가 다른 빛을 금속판에 쪼였을 때, 첫 번째 금속판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가 두 번째 금속판을 치면서 회로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전자가 도는 궤도는 마치 양파처럼 여러 겹이다. 에너지를 얻으면 원자핵으로부터 멀어지는 궤도로 올라간다. 에너지를 방출하면 가까운 궤도로 내려온다. 원자핵으로부터 거리가 먼 전자들은 약한 에너지만 받아도 궤도를 이탈해버린다. 이런 전자를 자유전자라고 한다.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는 자유전자가 많고 그렇지 않은 부도체는 자유전자가 적다. 현대물리학의 기초인 양자역학은 컴퓨터의 주요 부품인 반도체의 원리를 설명한다. 양자역학이 없다면 TV도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존재할 수 없다.


세기의 천재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던 한 회의장. 1911년부터 3년 주기로 개최되는 물리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솔베이 회의. 가장 유명한 솔베이 물리학 회의는 1927년 10월 브뤼셀에서 열린 전자와 광자에 대한 다섯 번째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토론의 주축이 된 인물은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였다. 아인슈타인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위치-운동량에 대한 불확정성 원리에 반대했다.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비결정적)하다. 양자역학은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모든 결과가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탄생에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자역학을 반대한 인물이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불확실한 확률 게임을 물리학에 적용하는 것을 반대했다. 실험실에서 관측한 내용을 확정할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아인슈타인에게 보어는 이렇게 화답했다.


"아인슈타인, 신에게 명령하지 말게나." 양자역학에서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전자로부터 직접 알아낼 방법은 없으며, 빛이나 다른 입자를 전자와 충돌시켜 알아내야만 한다. 빛이나 다른 입자를 전자에 충돌시키는 순간,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변해 정확한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모르고,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은 동시에 중첩돼 존재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확률적으로 측정된다. 여기서 우리는 양자를 불연속적인 덩어리의 성질을 가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 단위의 에너지라고 하겠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모든 게 반듯하게 연결된 완성형이다. 실상은 비연속적인 원자(분자를 이루는 물질의 최소 단위) 덩어리가 모인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까지 양자물리학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양자를 이용한 기술은 차근차근 진화 과정을 밟아왔다.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센싱이 대표적인 분야다.


첫째, 양자 컴퓨팅이다. 천재 양자물리학자로 꼽히는 리처드 파인먼이 제시한 양자 컴퓨팅 개념을 보자. 통상의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2진법 연산의 디지털 비트(bit) 체제로 작동한다. 정보의 입력과 계산, 출력 과정에서 수많은 ‘Yes 혹은 No’를 반복해야 한다.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양자컴퓨터의 단위 큐비트(qubit)는 단순하게 0 혹은 1이 아니라 00, 01, 10, 11 등 0과 1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상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양자 중첩 현상이 양자컴퓨터의 기반인 셈이다. 비트와 큐비트의 처리 속도를 비교하면 큐비트 속도가 2의 n제곱 배만큼 빠르다. 양자컴퓨터는 동전이 회전하고 있는 상태처럼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 단위로 연산이 가능하다. 그 결과 모든 변수를 한꺼번에 놓고 계산할 수 있다. 동시에 여러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금융, 제약, 화학, 교통 등의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구글, IBM, 아이온큐 등이 이끄는 양자컴퓨터 산업은 2050년 2,600억 달러(약 303조620억 원)로 커질 전망이다. 구글이 새로 개발한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에 기초한 암호화폐의 비밀을 해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한때 리플·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등 알트코인이 급락했다.


둘째, 양자 통신은 양자 얽힘을 이용한 것이다. 양자는 보이지 않는 관계로 얽혀 있어 한쪽의 상태 변화가 다른 양자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암호가 외부에 노출되면 관련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기존 통신망과 달리, 양자 얽힘을 이용해 실체가 변한다. 양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통신은 해킹이나 도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셋째,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해 다른 방법으로 데이터 수집이 불가능하거나 많은 자원이 필요한 물질이 있다. 이 경우 양자를 활용하는 양자 센싱으로 물질을 감지하거나 분석한다. 냄새와 색깔이 없어 일반 센서로는 감지하기 힘든 것들도 즉각 감지할 수 있다. 양자 센싱은 양자 기술 가운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활용도가 높은 분야다.


세계 각국은 첨단 양자 기술 우위를 점령하기 위한 경쟁에 한창이다. 양자컴퓨터, 통신, 센싱 분야를 아우르는 양자정보통신 분야에서 논문과 특허 출원 수는 중국이 세계 1위다. 영향력을 감안한 종합 경쟁력은 논문의 경우는 유럽,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순이다. 특허는 미국, 유럽, 일본, 한국, 중국 순이다.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사이 2,000㎞ 구간에 양자통신망을 구축했다. 이를 이미 금융 거래에도 이용한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양자정보기술은 가장 핵심적인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자컴퓨터에서 기술수준 점수가 가장 높은 미국을 100점이라 할 때 한국은 2.3점에 그쳤다. 산학연관(産學硏官)이 힘을 합해 분발해야 한다.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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