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동산 관심 높아져…개발 호재 지역 위주 임장
실매수 목적인 것처럼 매물 본 뒤 연락두절 사례도 多
연합뉴스.
내집 마련에 관심이 많은 20·30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동산 임장(직접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는 활동) 그룹 스터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당장 매수 의향이 없음에도 공부 목적으로 개발 호재가 있는 동네의 상권이나 학군 등을 살피고 부동산 중개소를 찾아 매물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다만, 이러한 '임장족'으로 인해 일부 부동산 중개인들은 실수요자 파악에 혼란을 겪는 등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12일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임장과 관련된 게시물이 다수 게재돼 있다. 주로 '임장크루 모집', '부동산 스터디 모임 참여하실 분' 등 임장을 함께할 팀원을 구하는 게시글로 이뤄졌으며, 팀 가입 조건은 △20-39세 △부린이(부동산 초보) △주말마다 광역시 투어 가능할 것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대전과 세종 등 충청권에도 지역 부동산 시장을 공부하는 임장크루가 적지 않다. 이들은 대전의 경우 도안신도시와 둔산권 등 분양일정이 있는 주요 구역 위주로, 세종은 각 생활권 내 대단지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임장을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장은 보통 팀원들이 주말에 모여 특정 아파트 단지나 일부 동네를 살피고, 조를 짜서 공인중개소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놀이터나 인근 카페, 맛집에서 만나 느낀점을 공유하며 입지와 주거 환경, 투자 가치 등을 분석한다. 신혼부부, 가족 등으로 가장해 매물을 직접 확인하는 적극적인 임장크루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공부를 위해 임장크루에 가입한 배 모(27·대전 중구 유천동) 씨는 "요즘 친구들끼리 모이면 부동산 얘기밖에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내집 마련'을 빠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부동산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크루들과 임장을 다닌 지 3개월 정도 됐다. 확실히 같이 둘러보며 공부하니 투자 계획이 명확해지고 이해가 빨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장크루가 증가하면서 일부 부동산 중개인들은 업무 방해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매수자라고 생각해 시간을 들여 물건을 보여주고 상담까지 진행했으나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서구 만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처음엔 젊은 청년들이 와서 (내가) 설명해주는 대로 열심히 메모도 하고 사진도 찍길래 단순히 '매수 가능성이 높겠다' 생각했었다"며 "이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를 몇 번 겪고나선 실수요자와 임장크루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임장크루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오면 '물건이 없다'하고 내보낸다"고 말했다.
서구 용문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진짜 정보가 필요한 실수요자나 일반 고객이 아닌 가짜 고객을 만나면 힘이 빠진다. 사실상 업무 방해 아닌가"라며 "정보를 다 듣고 전화번호와 이름은 바꿔서 알려주고 유유히 사라진다. 다시 전화를 걸어보면 없는 번호라고 뜨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so-yearn@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