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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새 시가총액 57조 날아갔다…中 빅테크 ‘매출 부진’ 얼마나 심각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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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3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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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베이징 사무실 [AFP=연합뉴스]

내년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에 따른 고율 관세 리스크 부각과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항셍 테크 지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 발표 이후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핀둬둬, 넷이즈 등 중국 5대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57조원 가까이 증발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25일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인 TIGER 차이나항셍테크와 KODEX 차이나항셍테크가 각각 전날보다 1.94%, 1.24% 하락 마감했다.


이날 홍콩증시에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 주식 매도가 이어진 결과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술 기업 주가를 추적하는 항셍 테크 지수는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0.33% 하락해 4228.20 에 거래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회주의 현대화’ 비전을 내걸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냈지만 실제 집행 의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중국 빅테크 기업의 매출 둔화가 감지되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 매도에 나선 결과다.


중국 중앙은행 격인 인민은행이 정책 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지난 달에 이어 연 2.0% 로 동결한다고 발표한 것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항셍 테크 지수는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이달 22일 4246.20 에 거래를 마친 것을 계기로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해당 지수가 앞서 10월 7일(5386.48) 기록한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결과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핀둬둬, 넷이즈 등 5개 빅테크 기업들 시가총액이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410억 달러(약 57조3100억 원) 쪼그라들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배경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로는 중국 당국이 이달 초까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 여부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네덜란드계 ING 투자은행은 “중국 당국이 9월 말 이후 동시 다발적으로 많은 부양책을 냈지만 이번 재정 정책은 승수효과가 낮을 것이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대부분의 재정이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보다는 직면한 부동산·지방 정부 부채 해결과 미분양 주택 재고 해소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이달 중순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이 밖에 당국이 이달 초까지 발표한 10조 위안 지원책도 3~5년에 걸쳐 집행되는 식인 반면 당장 내년 출범할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중 관세 위협에 대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단기 부양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분석도 따른다.


두번째로는 빅테크 기업들 실적 둔화다. 올해 3분기 텐센트와 알리바바 매출은 블룸버그 집계 기준 전문가 기대치 평균을 각각 0.4%, 1.2% 밑돌았고, 징둥닷컴과 바이두는 각각 0.3%, 0.1% 웃도는 데 그쳤다. 다이와캐피털마켓 홍콩의 존 최 연구원은 기술 기업들의 게임·온라인 판매 매출에 대해 “예전처럼 구조적 성장을 주도한다기보다 이제는 훨씬 더 경기 순환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사 나티시스 글로벌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태 지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국이 기술 업종을 육성해 미국과 경쟁하려 하지만 기술 업종은 많은 문제를 않고 있다”면서 “지금 중국 경제는 5년 전보다 좋지 않고 특히 코로나 제로 정책을 실시한 2022년 보다도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셋째로는 중국 내 기업 환경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도 따른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최근 중국 당국은 자본주의에 덜 호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부자가 되는 게 여전히 영광스러운 일일지 의문”이라며 “민간 경제가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중국 기술기업들이 AI 시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실리콘밸리 등에서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지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 힘든 분위기도 감지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주식에 대해 단기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영국계 투자사인 스탠다드라이프의 샤오 응 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9월 랠리 이전 수준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상승할만한 촉매제가 부족하며 당분간은 횡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모건스탠리 측은 지난 22일 투자 메모를 통해 “미·중 갈등 리스크를 피해갈 만한 종목을 찾는다면 중국 최대 해외 유전 시추회사인 중해유전공사(COSL)나 중국 최대 해운선사인 코스코쉬핑을 주목할 만하다”면서 중국 기술주 외 업종으로 눈 돌릴 것을 주문했다.


김인오 기자(me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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