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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어떻게? 싸게!” 중국 D램 무시무시한 반값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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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3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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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금 기반 생산능력 확대

글로벌 판로 개척… 업계 3위 오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 업체들이 구형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 물량 밀어내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트럼프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에 글로벌 시장의 판로를 확보해두려는 구상이다.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생산능력도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D램 업계 3위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대만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 달 평균 가격은 0.75~1달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3대 D램 업체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 업체의 DDR4 신품은 자사 중고 제품보다도 약 5%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중국 업체가 미국 대선 기간 앞뒤로 물량을 쏟아내자 시장 가격은 급락했고, 같은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타국 업체들은 점유율·가격 하락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파격적인 저가 전략이 가능한 배경에는 중국 반도체 업계의 뒷배 역할을 하는 반도체산업 육성 펀드인 ‘국가집적회로 산업투자기금’이 있다. 이 기금은 2014년 약 27조원에서 2019년 약 38조원까지 늘었고, 올해 5월 약 66조원으로 확대됐다.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생산능력을 키운 중국 업체들은 세계 D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D램 1위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의 생산능력(웨이퍼 기준)은 2년 전 월 7만장에 그쳤지만, 올해 말 기준 월 20만장 수준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CXMT가 2026년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꿰찰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반도체 자급률도 크게 올라 2014년 14%에서 지난해 23%까지 확대됐고 2027년에는 27%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구형 공정 분야의 생산라인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화 전략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해외 기업설명회에서 메모리 시장의 점유율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쟁 강도가 세진 구형 제품보다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CXMT는 정부 보조금 정책과 자국산 부품 이용 전략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데 이런 속도라면 국내 업체와의 격차가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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