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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에 휘둘리는 韓증시… 아니면 말고식 공시 판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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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3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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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울리는 ‘양치기 공시’


일러스트=박상훈


국내 상장사들이 ‘양치기 소년’식으로 신사업에 대한 과장 ·허위 공시를 하면서 주식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가운데, 지나치게 잦은 풍문·보도 해명성 공시 등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를 불러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소문과 풍문에 휘둘리는 한국 주식시장에 기업들은 쪼개기, 중복 상장 등으로 소액 주주를 소외시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강해진다는 지적이다.


소문과 풍문에 휘둘리는 한국 주식시장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사업 진행 상황 공시 점검 및 사업 진행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차전지·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 7개 신사업 분야 진출을 선언한 86개 상장사 중 27사(31.4%)는 아무런 사업 추진 내역이 없었다. 또 86곳 중 실제로 신사업 관련 매출이 발생한 기업은 16곳(18.6%)에 불과했다.


금감원에 적발된 상장사들의 신사업에 대한 과장·허위 공시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행성 테마 산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A사는 마스크 사업에 참여한다며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대대적으로 막대한 수익이 기대된다며 홍보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심해지자 A사는 한발 더 나아가 사업 목적에 백신 사업 등을 추가하고 유명한 해외 바이오 회사의 창립 멤버를 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A사는 마스크나 코로나 백신 관련 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이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기 위한 허위 공시로 드러났다.


B사 역시 코로나 백신 연구개발과 관련해 MOU(업무협약)를 체결한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신사업은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B사가 신사업이 잘 추진되는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 MOU를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 무관하게, 유행하는 신규 사업 진출을 이용해 허위 공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테마성 정보나 경영과 관련된 소문 등에 취약한 탓에 이같이 기업들의 ‘아니면 말고’식의 신사업 공시가 난무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LS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올해 상장사들(유가증권시장, 코스닥, 코넥스, 기타 법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한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는 271건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공시 수인 258건을 이미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공시 건수는 2019년 66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 100건, 2021년 211건으로 크게 늘어난 뒤 해마다 증가하는 중이다.


그래픽=박상훈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해명 공시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증시가 이른바 ‘카더라’ 소문에 휘둘려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두텁지 않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했다.


韓 증시 중복 상장 비율 18%대...미국의 52배


멀쩡한 기업을 쪼개서 중복 상장하는 것도 한국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부르는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중복 상장은 일반적으로 한 기업이 자본 조달 확대 등을 위해 자회사를 물적 분할한 뒤 기업공개(IPO)를 진행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15일 금융 정보 업체 LSEG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기준 국내 중복 상장 비율은 18.43%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사가 보유한 타 상장사 지분 가치를 증시 전체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코스닥·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지분율 3위 이내 지분 가치까지만 합산한 수치다.


이 같은 수치는 일본, 중국, 미국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가 높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보면 일본 4.38%, 중국(상하이, 선전, 홍콩 모든 상장 종목 대상) 1.98%, 미국(S&P500 상장사) 0.35%였다. 일본보다는 4배, 미국보다는 52배 높은 수준이다.


중복 상장이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일으키는 이유는 기업의 실제 가치와 시장 반영 가치 간 괴리를 크게 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기업을 모회사와 자회사로 쪼갠 후 자회사를 상장시키면 모회사 소액 주주들의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적 분할로 모회사·자회사가 모두 증시에 상장될 경우 일명 ‘더블 카운팅’도 발생한다. 더블 카운팅은 상장 기업이 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기업 가치가 자회사와 모회사에서 중복 평가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모회사의 가치가 실제보다 과대평가되면 이후에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 2022년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직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탄 LG화학이 대표적이다.


김승현 기자 mykim010@chosun.com

한예나 기자 naye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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