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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들 환율 전망 대폭 상향…"내년 9월까지 1500원대 강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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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01-01
조회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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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은행 내년 3분기까지 상승 전망

금리인상·외환시장개입 등 부작용 우려

한은 "정부와 함께 모든 수단 활용해 대응"

KDI "외환위기 위험…시장 개입 지양해야"

감현정 의원 "대통령 탄핵 심판·단죄 시급"

원/달러 환율 1470원대 중반에서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30일 서울 명동 환전소 현황판에 달러 등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정 의원실 제공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한 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서도 쉬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환율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암울한 분석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국책 연구기관들은 외환 당국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오히려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눈길을 끈다. 당국으로선 사면초가 상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IB들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주요 IB들의 내년 1분기(1~3월) 말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1435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 기준 전망치 중간값(1,305원)보다 무려 130원 높아진 수치다. 당시는 계엄 사태 전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직후다.


올해 원/달러 환율 연말 주간 거래 종가가 외환위기였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5.0원 오른 1,472.5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주요 IB들은 향후 환율 흐름 전망도 뒤집었다.


계엄 전 IB들은 환율이 올해 4분기(10~12월) 말 1315원, 내년 1분기 말 1305원, 2분기(4~6월) 말 1300원 등으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계엄 후 새로운 전망을 통해선 내년 1분기 말 1435원, 2분기 말 1440원, 3분기 말 1445원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오를 것으로 봤다.


노무라는 환율이 내년 2분기 말 1500원에 오른 뒤 3분기(7~9월) 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일시적으로 급등한 환율이 금세 진정됐던 것과 다르게 고환율이 고착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된다.


당시 환율은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16년 12월 9일 전후로 상승해 1209원까지 올랐으나 이듬해 1월 하락세로 전환해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이 이뤄진 3월 10일께 1130원대로 내렸다.


한은은 최근 환율 상승을 대내외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김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이후 미국 신정부의 관세·통상 압박 및 수출 둔화 우려, 미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 등으로 인한 글로벌 달러화 강세를 반영해 등락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계엄 사태 이후의 환율 상승에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점을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이 최근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정 의원실 제공



한은은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가 커질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증대되고,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계엄 사태 여파로 환율이 계단식 상승을 반복할 때마다 외환보유액을 일부 헐어 달러를 매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설명회에서 "계엄 발표 후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변동성을 완화했다"며 "변동성이 커질 때는 단호하게 (나서서) 완화할 마음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다만, "일부에서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 아니냐, 41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 아니냐 하는데 그런 정도는 아니다"고 부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 연구기관들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결과적으로 외환위기로 이어질 위험을 경고했다. 김 의원이 KDI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DI는 최근 환율 변동에 대해 "미국 경제의 긍정적 측면과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이 반영돼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런 환율 변동은 국가 간 경제 불균형이 해소되는 기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외환시장이 자율 변동 환율 제도로 운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외환보유액 등을 이용해 경제 기초 여건과 괴리된 환율 수준을 유지할 경우 외환시장이 오히려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면서 "과거 다수 신흥국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하다가 외환위기가 발생한 경험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IEP도 보고서에서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외환시장 개입의 경우 단기적으로 환율 급등을 제한하거나 환율 변동성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으나, 대규모·장기간 달러 매도 개입은 외환보유액 급감에 따른 대외 신인도 약화 우려 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환율이 급등하면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물가 급등, 생활비 부담 증가, 내수 시장 위축 등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면서 "이 위기를 조기에 끝내기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과 단죄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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