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환율의 움직임(원화 가치 하락)과 외환보유액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경제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우리나라 외환 당국이 환율의 급변동을 막기 위한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는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줄 수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 단계에서 거론되는 가장 좋은 방안은 한·미 통화스와프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300억 달러 규모로 체결된 한·미 통화스와프는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을 단번에 진정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실제로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다 쓰지도 않았지만 한·미 통화스와프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별로 없다.
현 상황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는 오는 1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많다. 통화스와프 체결 주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지만 통화스와프 체결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양국 중앙은행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정부 간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측면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쓸 수 있는 ‘실탄’이 줄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쓸 수 있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유동자산은 2022년 약 111조 원에서 지난해 9월 말에는 약 69조 원 수준으로 줄었고, 올해(계획)도 약 68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외평기금 유동자산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2023년과 지난해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하자 정부가 외평기금에 있는 원화 자산 등을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조기 상환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는 2003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20조 원의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문화일보 조해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