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6일(현지시간) CES 2025를 하루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진행된 ‘CES 2025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집사로봇 ‘볼리’를 올 상반기 중 공식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5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홈 AI’ 비전을 공개했다. 전 세계 미디어와 고객사 등 1300여명이 삼성의 발표를 지켜봤다.

이날 발표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볼리(작은 사진)였다. 무대에 오른 알라나 고메즈 솔리스 삼성전자 미국법인 직원이 AI 집사로봇 볼리를 올해 상반기 출시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내놓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삼성이 집사 로봇을 공식적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은 미정이며, 올 상반기부터 미국 시장 등을 시작으로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20년 CES를 통해 집사로봇 볼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두 개의 바퀴가 달린 동그란 구(球) 모양의 로봇인 삼성 볼리는 카메라와 스피커, 프로젝터를 내장한 자율주행 AI 가정용 로봇이다. 벽이나 바닥에 이미지나 비디오를 투사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집안 곳곳에서 마치 집사처럼 사용자를 따라다니며 대신 전화를 걸어주거나 영화나 음악을 원할 때마다 틀어주기도 한다.

주요 가전기업 중 삼성이 가장 먼저 가정용 집사로봇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전 로봇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이동식 AI 홈허브(프로젝트명 Q9)를 공개하고 연내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중국 대표 가전기업 TCL 역시 올해 CES에 가정용 로봇 ‘헤이에이미’를 처음으로 내놓으며 가정용 로봇 시장에 뛰어든다.

이날 대표 연사로 나선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가 가진 독보적인 ‘홈 AI’ 혁신을 집을 넘어 산업과 사회로 확장해 미래 100년 혁신 리더십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삼성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는 올해 본격적으로 무대를 집에서 자동차·선박·산업 전반으로 넓힌다. 삼성은 이날 삼성중공업과 현대차그룹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스마트싱스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선박용 스마트싱스를 통해 배의 운영 시스템도 한 눈에 확인·관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을 통해 탄생한 차량용 스마트싱스는 차량의 위치를 찾는 ‘스마트싱스 파인드’ 기능과 함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이용한 가전 원격 제어·가정용 카메라 실시간 영상 확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라스베이거스=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