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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급 큰일 날라..."원전 1기 포기" 카드로 국회 설득 나선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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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15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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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호 2차관, 7일부터 국회 설득 행보

태양광 설비 용량 늘리고 원전은 줄여

송배전 확충 등 맞물려 실행 난관은 여전

"더 늦으면 전력 수급에 문제" 입장 선회

신한울 원전 1, 2호기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2038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3기를 짓겠다던 정부가 1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해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섰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강조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은 늘리기로 했다. 국회 문턱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간 실제 전력 수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다만 이번 제안도 국회가 받아들일지 알 수 없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확정은 제자리걸음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전날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실을 찾아 '11차 전기본 조정방안 검토안'을 제안, 설명했다. 이날만 잠깐 국회 행보를 멈췄다가 9일부터 다시 국회를 찾아 다음 주까지 여야 위원들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 하위 법정 계획인 전기본은 15년 동안 시행될 중장기 전력 수요와 공급 계획을 담고 있다.


태양광 설비 늘리고 원전 1기 줄여...정부, 국회에 제안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 설치된 99메가와트(㎿) 규모 임자태양광발전소 전경. 검은색 부분이 태양광 패널이다. 해솔라에너지 제공



산업부의 제안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은 높이고 원전 발전 비중은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태양광 발전 설비를 2030년까지 1.9기가와트(GW), 2038년까지는 2.4GW를 더 짓겠다는 계획이다. 2038년 총 태양광 설비 용량은 77.2GW가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토지는 쓰임새가 정해져 있어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출 부지도 한정적"이라며 "2038년에 투입 가능한 최대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송배전망을 제때 까는 건 쉽지 않다. 전력망 구축이 종종 계획보다 수십 개월씩 밀리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면 2038년까지 대형 원전은 2기만 짓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른 2038년 발전 예상량은 원전 248테라와트시(TWh), 비중은 35.1%로 실무안에 비해 1.7TWh, 0.5%포인트씩 줄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발전 예상량이 206.2TWh, 비중이 29.2%로 실무안보다 각각 1.8TWh, 0.1%포인트 늘었다. 이 밖에 청정수소·암모니아·기타 전원 발전량을 높여 전체 발전 예상량도 701.7TWh에서 706.3TWh로 증가했다.




다만 짓지 않기로 한 원전 1기(1.4GW)만큼의 전력 설비를 어떻게 메울지는 정하지 않았다. 이에 2038년까지 유보된 설비 물량은 1.5GW에서 3.1GW로 늘어났고 2026년에 있을 12차 전기본에서 이를 결정하게 됐다. 유보 물량이 반영되면 전원 믹스 역시 바뀐다. 다만 원전 건설 기간이 13년 11개월로 가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기에 대형 원전 건설 계획을 추가하긴 불가능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태양광,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은 공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전력 수요량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소형모듈형원자로(SMR)가 상용화되면 이 역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움직이려 고육지책 택한 산업부

최남호(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2024년 12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변화는 '미세 조정만 가능하다'던 그동안의 입장을 감안하면 전향적이다. 여기에는 발전 설비 확충 전체가 늦어져 전력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이 작용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실무안 발표 이후 연내 보고를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며 해를 넘겼고 이대로면 기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요 예측부터 다시 하는 전면 재검토가 아니다"라며 "실무안에서도 '정부가 사업자와 협의해 (원전 건설의) 최적안을 도출하라'는 권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즉 국회를 움직이기 위해 야당이 강조한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늘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회가 이 방안을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국회 협의 과정에서 이번 제안을 넘어서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산자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산업부의 제안을 두고 논의한 적도 없고 결정한 것도 없다"고 밝혔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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