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또 내려 1467.5원
코스피 장중 2400 붕괴
대외신인도 추락 우려 커져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모니터에 이날 거래중인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90포인트(1.02%) 내린 2404.77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 = 연합뉴스]
정치 불안이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 주식과 원화값이 연일 요동치면서 기업과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의 대외신인도 추락 우려가 커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27일 원화값과 증시는 장중 극심하게 출렁거렸다.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대비 2.7원 하락한 1467.5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원화값이 1486.8원까지 밀리는 등 이날 하루 동안 21원 이상 움직이는 변동성을 보였다. 원화값은 연일 금융위기 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연말이라 거래량이 줄어든 것도 원화값의 급락을 부채질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주간 장중 외환시장 거래량은 총 72억9200만달러로 한 달 전인 11월 27일 80억600만달러보다 10% 가까이 줄었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전일 대비 1.02% 하락한 2404.77, 코스닥 지수는 1.43% 하락한 665.98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코스피가 24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양대 지수가 급격히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각 1592억원, 282억원을 순매도했다.
금융시장은 이달 내내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2번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이어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표결까지 주요 이벤트마다 투자자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면서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밀어넣었다.
27일도 주간거래 마감 후 국회에서 탄핵안을 놓고 충돌이 이어지면서 원화당 달러값은 이날 오후 4시 30분 현재 1475원대까지 다시 떨어졌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탄핵 정국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신인도를 낮게 평가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원화값 하단은 1500원까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 하락이 반전되려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기업이익 전망이 개선돼야 한다”며 “명확한 실적 개선이 없을 경우 증시 반전은 더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조 기자(love@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