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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몰리는 돈… "트럼프 2.0 시대, 달러의 경쟁자는 없다" [강달러에 흔들리는 아시아 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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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美 경제 불패, 달러 강세는 대세

109 넘은 달러지수 2년來 최고치

"트럼프 관세 정책, 상승 부추길것"

中·브릭스 ‘달러 패권’ 도전에 경고

지난해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규모 기준금리 인하(0.5%p·빅컷) 직후 바닥을 찍고 꾸준히 오르고 있는 달러 가치가 올해도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및 무역전쟁을 앞둔 상황에서도 튼튼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내다봤다.


■달러 가치 2년 만에 최고


5일(현지시간) 경제 매체 CNBC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달러지수는 2일(현지시간) 장중 109.54까지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9.39로 장을 마쳤다. 6개 국제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1973년 3월에 시작되었고 출범 당시 달러 가치를 100으로 두고 있다. 해당 지수는 연준이 지난해 9월 빅컷을 통해 4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하자 100.38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으나 이후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지수는 지난해 약 7% 올랐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카티크 산카란 지리경제학 선임 연구원은 2일 현지 경제지 배런스를 통해 달러 가치가 2022년부터 상승세를 탔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시세에 취약한 유로와 일본 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에 힘이 실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추세는 같은 해 연준이 물가 억제를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더욱 강해졌다. 달러지수는 지난해 9월 빅컷 이후 주춤했으나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고, 연준이 금리를 늦게 낮춘다는 기대가 생기면서 상승 동력을 회복했다. 달러지수는 심지어 지난달 18일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알리자 같은 날 나온 금리 인하(0.25%p) 발표에도 불구하고 1% 가까이 뛰었다.


캐나다 외환 전문매체 포렉스라이브의 애덤 버튼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는 2일 인터뷰에서 "2025년의 경제 성장을 생각하면 달러의 경쟁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가 바뀌는 시점에서 미국 증시에 흘러드는 현금 규모는 세계 어느 나라의 증시도 대적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경제에 큰 난관이 닥치지 전까지는 달러가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탄탄한 美 경제, 무역전쟁 버틸 수도


물가 억제를 위해 고금리를 유지했던 연준은 경기 침체 걱정에 다시 금리를 내렸다. 현재 미국 경제는 물가 상승과 침체를 동시에 빗겨나간 지점에 이르렀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3.1%로 시장 전망치(2.8%)를 웃돌았으며 2·4분기에 이어 3%대 분기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2.7%로 전월보다 0.1%p 높았지만, 연준의 물가 목표(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같은 시점의 미국 실업률은 4.2%로 3개월 전과 같았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8월 발표에서 미국이 1년 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20%라고 예상했다. 은행은 같은 해 10월에 침체 확률을 15%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와 또 다른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2025년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6500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5881.63로 장을 마쳤으며 1년 동안 23.31% 성장했다.


이달 취임하는 트럼프는 감세 등 친기업 정책을 약속하며 증시 투자자들의 환심을 샀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무역 상대에게 무차별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며 연준 역시 금리 조정에 나서야 한다. 산카란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의 공산품 수입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의 수입품 관세가 미국에 제품을 파는 다른 국가의 경제 성장을 늦출 것이며, 그 결과 해외에 있던 투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해 달러 가치를 끌어올린다고 예상했다.


■‘달러 패권’에 반기 드는 신흥시장


산카란은 아르헨티나나 말레이시아 등이 트럼프식 정책을 편다면 통화 가치가 망가지겠지만, 미국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는 달러가 지닌 기축통화 지위와 연관이 있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의 각종 보복관세를 겪었던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은 미국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달러 대신 다른 통화를 교환 수단으로 모색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외화 보유액 가운데 달러 비중은 2000년 기준 70% 이상이었지만 2023년에는 58%까지 내려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22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장기적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 무역에서 위안으로 결제하자고 주장했다. 중국과 사우디는 2023년 500억위안(약 10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도 체결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현지 매체를 통해 가상자산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을 무역 거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이 참여하는 신흥시장 연합체인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로 보복한다고 경고했다. 산카란는 이와 관련해 달러가 위안보다 훨씬 널리 쓰이고, 믿을만한 통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국가가 위안으로 상품 대금을 결제할 수 있겠지만, 위안이 달러를 위협하려면 중국 및 비(非)중국 국가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규모의 위안 표시 채권을 거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원 기자 (p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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