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코앞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밈 코인(실질 기능은 없는 재미로 만들어진 암호화폐)을 각각 발행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우호적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해 온 트럼프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트럼프 코인은 최고 3만% 넘게 올랐고, 아내 멜라니아 코인도 급등세다. 대통령직을 이용해 가족들이 수입을 창출한다는 비판도 따른다.
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45분 현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트럼프 밈 코인($TRUMP)은 45.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91억달러(13조원)이다. 멜라니아 코인은 이날 처음 등장했으며 12.35달러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 코인이 등장한 건 17일(현지시간)이다. 트럼프는 SNS인 트루스소셜과 엑스(X)에 "우리가 지지하는 모든 것 '승리'를 축하할 때"라면서 "매우 특별한 트럼프 커뮤니티에 참여해 '$TRUMP'를 획득하라"며 밈 코인 발행 소식을 직접 알렸다. 다음날인 18일에는 트럼프 차남 에릭이 X에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디지털 밈"이라면서 사진을 올렸고, 트럼프는 자신의 X에 리트윗하면서 지지를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암호화폐 사업은 트럼프 그룹 계열사 CIC 디지털이 주도했으며, 에릭 트럼프가 수석 부회장으로 있는 CIC 디지털과 파이트파이트파이트가 향후 3년 발행될 트럼프 코인 물량의 80%를 보유한다.
해외 코인 전문 매체에 따르면 처음 공개 당시 0.2~0.7 센트에서 거래되던 트럼프 코인은 장중 한때 75달러까지 3만%가량 치솟았다. 고점 대비로는 현재 40$가량 빠진 상태다.
트럼프 코인 '대박'에 아내 멜라니아도 자신의 이름을 딴 코인을 찍어냈다. 미국에선 트럼프의 취임식 사전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인 19일 오후 6시 30분 무렵 멜라니아 트럼프가 자신의 밈 코인 발행 소식을 알렸다.
그는 자신의 X에 "트럼프 코인의 성공적인 발행을 지켜보면서 우리 팀은 멜라니아 코인($MELANIA)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계속 승리할 것이고 승리하는 게 지겨울 정도로 만들어주겠다"는 말로 코인 발행 소식을 전했다. 여러분은 '$MELANIA'를 지금 살 수 있다"며 해당 코인의 홈페이지를 링크해 게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 게시물을 리트윗하면서 멜라니아 코인 발행을 또 지지했다.
멜라니아 코인 발행 소식 이후 트럼프 코인 가격은 45달러선으로 고점 대비 40% 곤두박질쳤다. 반면 멜라니아 코인은 1달러 미만으로 등장한 뒤 1300% 정도 폭등해 있다.
트럼프 가족이 본격적으로 코인 사업을 하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가족의 새로운 코인 사업은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는 현상으로 떠올랐지만 윤리적 문제와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도 "트럼프 코인 출시는 정치 권력과 투기에 관한 심각한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며 "현직 대통령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