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의 최애 종목인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호실적을 타고 무섭게 치솟자 서학개미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시금 전기차 시장 점유율에 대한 우려까지 재점화하면서 서학개미들이 올바른 선택에 나선 것인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0월 1일부터 전날까지 테슬라주식 4억7935만(6590억원)달러 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한 달 사이 2608만(359억1149만원)달러 어치를 순매수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 4월에는 무려 3억4920만(4801억원)달러 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1위다.
연초부터 4월까지 테슬라는 한 번도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위에서 밀려난 적이 없었지만 지난달에는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테슬라를 향한 서학개미들의 러브콜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 건 최근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21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오던 영업이익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증권가의 기대치도 훨씬 뛰어넘는 순이익을 거둬들이면서 시장은 환호성을 보냈다. 지난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72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0.58달러)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호실적을 등에 업은 테슬라는 이날 정규 증시에서 전장보다 1.98% 떨어진 213.65달러에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오후 5시(미 동부시간) 기준 8.9% 상승했다. 3분기 실적 발표 후 24일에 하루에만 테슬라 주가는 21.92%가 뛰기도 했다.
다만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던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을 소화하며 나흘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전장대비 2.99% 내린 249.85달러에 마감하면서다. 테슬라의 주가가 연초(248.42달러)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최근 며칠 사이 다시금 실적 우려가 번지고 있는 점도 서학개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의 신차딜러협회가 발표한 3분기 신차 등록 대수 자료 기준 캘리포니아의 전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작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반면, 테슬라의 신차 등록 대수는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의 3분기 매출액도 테슬라를 앞질렀는데 이는 테슬라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경제 백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