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 러시아가 핵 교리 개정으로 대응하면서 러·우 전쟁의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번지면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달러 강세와 고금리 국면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달러와 비슷하게 대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이날 최고가를 다시 썼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과 같은 1390.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등할 조짐을 보였다. 전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에 투자금이 몰려서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가 일단 확전에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전날보다 0.19% 소폭 내린 106.067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지정학적 불안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 정책 경계감에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이날 소폭 하락한 채 장을 끝냈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러·우 전쟁에 일단 외환시장은 관망세를 보였지만, 언제든 ‘수퍼 달러(달러 초강세)’가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전쟁 우려감이 겹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비트코인은 러·우 전쟁 긴장감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암호화폐 통계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20일 오전 4시 16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4041 달러(약 1억3086만원)를 기록하며, 지난 14일 기록한 최고가(9만2469 달러)를 6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장 러·우 전쟁 긴장감 강화가 미칠 직접적인 파급효과는 크지 않지만, 위험 선호 분위기를 냉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