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가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LVCC 센트럴홀 루프 정류장에서 출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한창인 가운데 명물로 꼽히는 ‘루프(Roop)’가 바빠졌다. 루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야심차게 조성한 테슬라 전기차용 지하터널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LVCC 지하는 루프를 이용해 다른 전시관으로 이동하려는 참관객으로 붐볐다. 대기 줄을 길게 세우고 있다가 테슬라 전기차량이 스테이션으로 들어올 때마다 직원들의 안내에 맞춰 탑승했다. 행선지가 같으면 모르는 사이여도 합승이 이뤄졌다.
이루프는 LVCC의 전시관을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한 도시를 활용한 초대형 전시공간에서 참관객의 이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루프는 머스크 CEO가 지난 2016년 설립한 보링컴퍼니가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머스크 CEO가 도심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지하터널을 테슬라 자율주행차량이 달린다. 덕분에 걸어서 20분가량 걸리는 거리를 1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LVCC 센트럴홀과 웨스트홀 사이를 루프로 이동 중인 기자. [이가람 기자]
루프는 지난 2022년 운행을 시작했다. 당시 약 2.7㎞ 길이의 지하터널을 완공하는데 5000만 달러(약 700억원)이 넘는 건설비가 투입됐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머스크 CEO의 이름값을 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공사 기간은 6개월가량이었다. 그러다 이번 CES를 앞두고 지하터널 길이가 약 4.7㎞로 늘어났다. 리조트월드 스테이션과 웨스트게이트리조트 스테이션이 들어서면서다.
지하터널 내부는 색색의 조명으로 빛났다. 미래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차선이 하나뿐이지만 빠르게 주행해 막히지는 않았다. 지하터널을 빠져나오면 푸른 하늘이 드러나면서 시야가 확 트인다.
루프는 시간당 4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보링컴퍼니가 루프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연 7500만 달러(약 11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아 스태프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던 점과 최고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밖에 달리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니콘의 노란색 쇼핑백을 들고 전시관을 돌아다니는 CES 2025 참관객들. [이가람 기자]
니콘의 타포린백도 명물로 거론돼 왔다. 노란색 쇼핑백에 기업명을 검은색으로 프린팅해 눈에 띄고 적당한 크기라 실용성이 뛰어나 누구나 하나씩은 들고 다닌다. 이 니콘백은 전통적인 홍보 방식인 외벽광고와 내벽보드를 모두 제치고 가장 좋은 프로모션 아이디어로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와 니콘이 장기계약을 한 만큼 니콘백은 한동안 더 배부될 전망이다.
[라스베이거스 =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