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5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예상을 웃도는 지난 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내놓았지만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4% 이상 하락하고 있다.
퀄컴은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3.41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2.96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순이익은 31억8000만달러, 주당 2.83달러로 전년 동기 27억7000만달러, 주당 2.46달러에 비해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109억3000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회계연도 2분기(올 1~3월)에 대해선 102억~110억달러의 매출액을 전망했다. 이는 중앙값이 106억달러로 시장 컨센서스 103억4000만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올 1~3월 분기 조정 EPS에 대해선 2.70~2.90달러를 예상해 가이던스 하단조차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2.69달러를 웃돌았다.
지난해 10~12월 분기 동안 칩을 판매하는 QCT 사업부의 매출액은 10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퀄컴의 가장 중요한 사업인 휴대폰 매출액이 7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퀄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사업은 매출액이 9억6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급증했다. IoT(사물인터넷) 사업의 매출액은 15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퀄컴의 라이선스 사업인 QTL의 매출액은 1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퀄컴 주가는 이날 정규거래 때 1.6% 오른 175.86달러로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4% 이상 하락하고 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퀄컴 주가가 하락으로 반응한 것은 미래 성장 전략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휴대폰 칩은 지난해 퀄컴 전체 매출액의 75%를 차지했다. 문제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데다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 주기도 3년에서 4~5년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퀄컴은 최근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게다가 퀄컴 칩을 자체 개발 칩으로 교체하고 있는 애플은 올 가을부터 5G 칩도 자체 개발 칩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퀄컴은 내년 말까지 애플 사업 대부분을 잃게 된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퀄컴은 지난해 매출액의 46%를 중국이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 이미 중국이 생산하는 중저가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퀄컴 칩이 중국 자체 개발 칩으로 대체되고 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