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반등하며 가격 '꿈틀'…"금리인하 땐 추가 상승 가능성"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 훈풍이 비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아파트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앞에 오피스텔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2.59% 올랐다. 2021년 1월(2.5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그중 빌라 실거래가 지수는 2.68% 올라 2020년 6월(2.74%)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매가격지수에서도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3% 오른 98.56을 기록했다. 지난 5월(0.03%) 상승 전환 후 6월(0.12%)과 7월(0.17%)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했고 상승폭도 매달 커지고 있다.
가격 상승 또한 아파트값이 상승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가격 지수는 98.56이다. 이 중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 서울 동남권이 전월 대비 0.32% 오른 101.16을 기록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빌라의 뒤를 이어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 지수 변동률은 0.03%로 2022년 8월(0.01%) 이후 2년 만에 전월 대비 지수가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아파트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교통 여건이 편리한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증가하며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비아파트는 2022년 전셋값 하락과 대규모 전세사기 여파로 대다수 수요자가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서울과 인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회복하면서 아파트 대체제로 수요자 일부가 빌라로 돌아오고 있다.
24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집계 기준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72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49건) 대비 약 13% 늘었다. 연립·다세대(1만9420건)와 단독·다가구 주택(2237건) 거래량 또한 각각 약 14%, 12% 증가했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앞에 오피스텔 매물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부족한 공급 물량과 가격 저점 인식으로 비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쌓인 올해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만1439호, 착공 물량은 2만184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2%, 24.6% 줄었다. 시장에 나온 준공 물량 또한 2만6131호로 전년 동기 대비 37.4% 감소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매매와 전세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아파트 월세 또는 비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빌라와 오피스텔의 경우 가격이 저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했고 공급 물량이 감소한 점도 매매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하면서 올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점도 금리에 민감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서 교수는 "가장 큰 상승 원인은 공급 부족"이라면서도 "금리가 내려가면 월세 등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수요 또한 우상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수현 기자 jwdo9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