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집권 리스크로 인해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 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미국-중국 간 관세 전쟁에 따른 교역 위축과 수출 동력 약화에 더해 달러 강세 등 금융 불안 등이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12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연이어 한국은행도 28일 경제전망을 수정한다. 해당 기관들이 이번 전망 때 올해·내년 성장 전망치를 동시에 내려 잡을 가능성이 우세하다.
KDI와 한은은 앞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5%, 2.4%를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은 2.1%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해 연간 성장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 목표대로 2.5% 성장률 달성을 위해선 4분기에만 1%가 훌쩍 넘는 성장세를 보여야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관세전쟁 등 향후 시나리오에 따라 내년 성장률이 2% 선을 밑돌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차 관세 전쟁'을 펼치면 한국 경제가 고스란히 타격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미·중 간 등 대립 양상에 따라 한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 압력이 최소 0.5%포인트(p)에서 최대 1.1%p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전쟁으로 교역이 위축되면 한국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경제성장률 둔화로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미국이 보편적 관세를 시행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까지 국내 소비·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관세 전쟁에 따라 수출마저 타격을 입을 경우 성장 동력은 더욱 약해진다. 특히 국내 주요 교역 상대국 중 수출 비중 20%가 넘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것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미 중국의 내수 침체는 우리 반도체산업의 제약요인이다. 외환시장도 불안하다. 트럼프 당선 직후 원/달러 환율은 한 때 1400원을 넘어섰다. 달러 강세는 원화 가치를 하락시키고 원유를 비롯한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린다. 국내 물가가 전년 대비 1%대까지 상승폭을 줄였지만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물가 불안은 국내 기업 수익성과 투자 심리, 가계 소비 여력에 부정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수출 경기에 상당 부분 성장을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통상 환경의 악화에 따른 수출 경기 침체가 내수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제의 자체적 펀더멘틀의 강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