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는 약세다. 시장 투자자들이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실적 호조보다 우크라이나-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우려에 더 주목했다는 평가다.
일본증시는 엔화 강세·달러 약세로 인한 수출주 부진과 기술주 약세에 영향을 받았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0.83% 하락한 3만8033.22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지수의 하락 폭이 300엔(포인트)에 달하며 심리적 고비인 3만8000을 밑도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간밤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 하락이 닛케이지수도 끌어내리고 있다"며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로 주식선물지수에서 해외 단기 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도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트레이더는 니혼게이자이에 "엔비디아는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개전 1000일을 기점으로 한층 심각해졌다. 퇴임을 두 달가량 앞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 사용을 허용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완화 내용이 담긴 핵교리 개정을 공식 승인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핵전쟁으로 확대될 거란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 본토 공격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사용한 우크라이나군은 20일 공격에 영국-프랑스산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증시는 엇갈렸다. 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 기준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0.033% 빠진 3366.88에서, 대만 가권지수는 0.51% 떨어진 2만2573.33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0.20% 뛴 1만9743.95에서 움직이고 있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