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가상자산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도 미국 대선 이후 가상자산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미국 마이크로스트레티지 관련 종목에 자금이 몰린다.
2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11월1일~11월29일) 서학개미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를 1억5619만달러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 이더리움 가격 상승률의 2배 수익을 내는 ETF(상장지수펀드)인 '이더리움 2배 ETF'를 1억4092만달러 사들였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이더리움 2배 ETF는 각각 순매수 4위, 5위를 차지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때 상승률 2배의 수익을 내는 ETF인 '프로셰어즈 트러스트 울트라 비트코인 ETF'(BITU)도 1752만달러 순매수로 42위에 올랐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기업분석, 보안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다. 2020년부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해 왔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공동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비트코인 5만5000개를 추가로 사들였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현재까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총 보유량은 38만6700개로 전체 비트코인의 2%에 달한다.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주가는 지난달 68%대 상승했다. 기간을 넓혀 보면 올해만 465%대 오르는 등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인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를 추종하는 종목들도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0위권에 여럿 포진돼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가가 상승할 때 상승률 2배의 수익을 내는 ETF인 'T-REX 마이크로스트레티지 타겟 2배 ETF'(MSTU)는 순매수 1억1908만달러로 8위에 올랐다.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상승률의 2배 수익을 내는 ETF인 '디파이언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2배 롱 ETF'(MSTX)는 9062만달러로 9위에 올랐다.
한편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가가 하락할 때 하락률 2배의 수익을 내는 ETF인 'T-REX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데일리 타겟 2배 인버스 ETF'(MSTZ)에 2732만달러가 몰리며 순매수 31위에 자리했다. 비트코인 급등과 함께 일각에서 고점론이 제기되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초기 비트코인 매입 단계에서는 회사 자금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자 비용이 없는 자금 조달 방식인데다 비트코인 가격이 우상향하기 때문에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주가가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전략이 어떠한 리스크 없이 수행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전략의 취약점이 상기되며 주가의 하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머니투데이 천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