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못지않은 서울 최선호 주거지역으로 주목받으며 연일 큰 폭으로 뛰었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아파트값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 강화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내 상급지로 주목받으면서 아파트가격이 치솟았지만, 최근 대출 한도가 줄면서 주택담보대출 레버리지로 상급지로 갈아타기 하려던 수요가 크게 줄면서 아파트 시세도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용산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올랐다. 다만 상승률은 전주(0.11% 상승) 대비 0.3%포인트 줄었다. 주간 기준으로 용산 아파트값 상승률이 0.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5월 마지막 주 이후 6개월 만이다.
마포·성동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마포구와 성동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각각 0.06%, 0.08% 상승에 머물렀다. 마용성 지역 주간 상승률이 0.10% 아래로 줄어든 것은 지난 5월 둘째 주 이후 반 년 만이다.
지난 8월 성동구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2.59% 오르며 당시 서울 25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동기간 마포와 용산구도 각각 1.67%, 1.52% 올랐다.
마용성 아파트의 상승폭 하락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영향으로 보인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대될 가능성을 감안해 일정 수준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DSR 1단계 때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가산금리로 0.38%포인트가 적용됐지만, 9월부터 적용된 2단계에는 금리가 0.75% 포인트로 높아졌다.
즉,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강남3구를 잇는 서울 상급지로 부상한 마용성으로의 관심이 한푹 꺾인 것이다.
여기에 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10월 23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 금리(5년)는 3.71~6.11%, 변동 금리(6개월)는 4.57~6.67%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고정 금리(3.64~6.15%)와 변동 금리(4.50~6.69%) 대비 금리 하단이 모두 0.07% 포인트 높아졌다.
짧은 기간 가격이 급등한 점도 마용성 집값 약세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주택시장이 위축되면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은 재건축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재건축 이슈로 가격 상승 여력이 많은 강남권 아파트와 달리 마용성은 신축 단지를 선호하는 젊은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가격 하락을 지켜보며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크다”고 짚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2025년 부동산 가격 공시를 위한 현실화 계획 수정방안’을 보고했다.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은 올해 시세 변동만 반영해 산정되는데, 올해 집값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 보유세는 올해보다 10~3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이 제공한 세금 모의계산에 따르면, 집값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갔던 ‘마·용·성’도 보유세가 올해보다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 아파트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 추정액은 275만원으로 올해 추정 납부액(239만원)보다 15% 이상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일경제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