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랠리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확산하고있다. 미국 국방부를 주요고객으로 두고있는 나스닥 상장사 팔란티어테크놀로지는 올해 들어서만 290%가량 상승했다. 이에 발빠른 투자자들은 국내에 어떤 AI 소프트웨어 관련주가 있는지 분주히 찾고있다.
국내 주요 AI 소프트웨어 관련주로 꼽히는 NAVER (209,000원 ▲5,500 +2.70%)는 2일 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3000원(1.45%) 하락한 20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더존비즈온 (68,000원 ▲200 +0.29%)(-4.10%), 한글과컴퓨터 (23,900원 ▼650 -2.65%)(-2.96%), 루닛 (61,500원 ▼3,000 -4.65%)(-5.15%)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은 하락 마감했지만 이들 종목은 최근 한달간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연초부터 증권가에서는 인터넷이 등장했던 2000년대초, 아이폰이 나왔던 2000년대 후반을 떠올리며 AI 소프트웨어 관련주 찾기에 나섰다. 신기술이 갓 등장했을 시기에는 하드웨어 주가가 오르지만, 이후부터는 하드웨어를 등에 업고 킬러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팔란티어테크놀로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오라클, 어도비 등 업계를 선도하는 AI 소프트웨어 상장사가 즐비한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부각되는 기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에서 인터넷랠리가 한창이던 1999년 당시 국내에는 변변한 인터넷기업이 없었지만 한글과컴퓨터, 새롬기술, 대양이엔씨, 한통엠닷컴 등 인터넷 관련 업을 영위하는 상장사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AI 소프트웨어 랠리가 현재진행형인 지금 국내 기업도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1999년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아시아는 외환위기로 유럽은 독일침체,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어지러웠던 탓에 유동성은 오직 미국으로만 흘러들어갔다"며 "흥미로운점은 변변한 인터넷기업이 없었던 한국증시에서도 닷컴버블 바람이 불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서 AI로 유효한 수준의 매출액을 내는 기업은 없지만 모멘텀을 갖춘 회사는 다수 존재한다. 국내 인터넷 강자인 NAVER는 지난달 진행한 컨퍼런스에서 내년 상반기 중 'AI 브리핑'이라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검색 외에도 쇼핑, 광고, 지도 등에 AI를 접목할 계획이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달 NAVER의 AI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28만원으로 올렸다.
기업을 대상으로 ERP(전사적자원관리), 회계프로그램 등의 솔루션 서비스를 판매하는 더존비즈온은 과거 클라우드 전환기 우수한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AI 시대에도 적응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더존비즈온이 AI 신제품을 통해 수익화 효과가 나타날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고 분석하며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자사 핵심제품인 한컴독스에 AI를 접목해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 기업과의 협업도 이목을 끈다. 프랑스 AI기업 미스트랄AI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고, 인텔의 주요 파트너사인만큼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확대되면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루닛은 여전히 적자기업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꾸준히 의료AI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고있다.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 중인 '2024 북미 영상의학회'에서 루닛은 자사의 AI 소프트웨어가 의사보다 효과적으로 암을 판독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증권가에서 기업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AI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은 마음AI (16,040원 ▼470 -2.85%), 엠로 (66,700원 ▼300 -0.45%), 솔트룩스 (25,500원 ▲200 +0.79%), 코난테크놀로지 (24,650원 ▼150 -0.60%), 에스피소프트 (8,510원 ▲100 +1.19%) 등이 있다.
다만 아직 이들 상장사들이 AI 관련해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2000년 인터넷랠리가 한창이던 당시 한글과컴퓨터 주가는 한때 27만6212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현재까지 5만원선 아래서 횡보하는 등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