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에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처음 발사한 가운데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이날 이번 미사일 발사는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러시아의 또 다른 공격 사례일 뿐"이라며 "전쟁의 방향을 바꾸거나 나토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위협하고 우크라이나 동맹국을 '협박'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비난했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EU) 외교안보담당 대변인은 "명백한 확전(긴장 고조)"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는 전쟁의 양적,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규탄했다. 논평은 푸틴 대통령이 ICBM이 아닌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발표하기 전 먼저 나왔다.
스타노 대변인은 이어 "러시아는 핵 도박을 하고 있고, 그들이 정말로 그것을 의미하는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며 "그것은 무책임한 일이며 전 세계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대변인을 통해 "만약 사실이라면 분명히 러시아의 심각하고 무모하며 고조되는 행동의 또 다른 사례"라며 "(오히려) 우리의 결의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뿐"이라고 피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전쟁 규모와 잔혹함을 분명하고 심각하게 확대하는 것이자 유엔 헌장을 냉소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러시아는 지난 19일과 20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프랑스 스톰섀도(스칼프)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브랸스크와 쿠르스크 지역을 각각 공격한 것에 대응해 이날 신형 IRBM '오레시니크'를 우크라이나 드니트포페트로우스크 지역에 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험은 성공적이었고 발사 목표는 달성됐다"고 말했다.
이 미사일은 ICBM RS-26 루베즈에 기반해 만들었다.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지만, 이날은 재래식 다탄두만 장착했다. 비행속도는 초속 2~3㎞(마하10), 사정거리는 1000~5500㎞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서방의 방공망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뉴시스 신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