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을 2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통상 새로운 분기가 시작되고 이틀째 되는 날에 전 분기 전기차 인도량을 공개한다.
테슬라는 지난해 1~3분기에 129만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것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전체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2023년)의 181만대를 넘어서려면 지난해 4분기에 51만5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인도했어야 한다.
테슬라는 2023년 4분기에 48만4507대의 전기차를 인도해 분기 최대 인도량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사태를 피하려면 기존의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해야 하는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혀 4분기 인도량이 51만5000대를 넘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팩트셋이 집계한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인도량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50만대를 소폭 하회했던 수준에서 50만5000대로 상향 조정됐다. 테슬라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도 50만7000대로 이와 유사하다. 팩트셋과 테슬라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모두 지난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51만5000대를 밑도는 것이다.
하지만 퓨처펀드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의 공동 설립자인 게리 블랙은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50만대만 넘어도 투자자들이 충분히 만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 낙관론자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도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인도량에 대한 위스퍼 넘버(whisper number)가 50만대라며 이에 동의했다. 위스퍼 넘버는 애널리스트들의 시장 컨센서스와 별개로 투자자들이 실제로 기대하는 수치를 말한다.
시장 컨센서스와 위스퍼 넘버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시장 컨센서스는 포함된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 일부가 최신 정보를 기반으로 업데이트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량 수치가 중요하긴 하지만 최근 주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62.5% 올랐는데 거의 대부분이 지난해 11월5일 미국 대선 이후 상승분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밀접한 관계가 주가 상승의 주요 동인이었음을 보여준다.
올해 테슬라 주가는 2가지 사안이 주요 촉매가 될 전망이다. 하나는 테슬라가 올 초에 출시하겠다고 약속한 저가형 전기차와 다른 하나는 올해 말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이다.
머스크는 저가형 전기차가 테슬라의 판매량을 20~30%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로보택시 서비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율주행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진행에 가속도가 불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배런스는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어떻게 발표되든 투자자들은 저가형 자동차와 로보택시 서비스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주가는 2022년에 65% 급락한 뒤 2023년에 102% 급등했고 지난해에는 대선 전까지 내내 부진하다 막판 강세로 63%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는 2010년 6월에 상장한 이후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가 딱 2번밖에 없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