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가성비 AI모델 출시
제미나이 2.0 플래시라이트
딥시크 대항한 저비용 모델
100만토큰당 사용비 0.3弗
딥시크 0.28弗과 차이 없어
제미나이 2.0 로고 [사진 = 구글]
전 세계에서 딥시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구글이 딥시크만큼 저렴한 가성비 인공지능(AI) 모델을 출시했다. 중국에서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딥시크 생태계’ 살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은 5일(현지시간)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미나이 2.0’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이 공개한 서비스는 일상적인 사용에 최적화된 ‘2.0 플래시’와 단계적인 사고 능력을 갖춘 ‘2.0 플래시 싱킹 인스페리먼털’,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모델인 ‘제미나이 2.0 플래시 라이트’ 등이다. 제미나이 2.0 플래시 라이트는 100만토큰당 사용 비용이 출력 기준으로 0.3달러에 불과해 0.28달러인 딥시크와 큰 차이가 없다. 딥시크 출시 이후 저비용 모델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딥시크만큼 비용 효율적인 모델로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2.0 플래시 싱킹 인스페리먼털’은 오픈AI의 ‘o3’나 딥시크 ‘R1’처럼 단계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플래시 싱킹은 유튜브·구글맵 같은 구글 앱과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딥시크가 사고능력을 갖고 있는 R1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자 이에 맞불을 놓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국에서는 기업들이 앞다퉈 딥시크 생태계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서방 주요국들이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고 나서자 이에 맞선 관련 기업들이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엔비디아의 중국 총괄매니저 출신인 장젠중이 설립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 ‘무어스레드테크놀로지’는 지난 4일 중국 SNS인 위챗에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은 중국의 AI 개발자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며 “자체 개발한 칩을 기반으로 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딥시크 AI 모델을 완벽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전에 본사를 둔 AI 개발자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 ‘지티AI’는 위챗을 통해 딥시크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상하이에 기반을 둔 GPU 스타트업인 ‘일루바타코어엑스’는 “딥시크 R1의 출시는 오랜 기술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중국 AI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바이두 등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춘제(중국 설) 연휴 기간에도 딥시크의 신모델 지원을 위한 초과 근무를 실시했다.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중국의 AI 생태계를 발전시켜서 기술 자립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 내 딥시크 열풍도 거세지고 있다. 시나경제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딥시크의 1일 활성 사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오픈AI의 챗GPT의 1일 활성 사용자 수(약 5000만명)의 절반 수준이지만, 딥시크의 R1이 출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딥시크가 현지 채용 사이트를 통해 대규모언어모델(LLM) 핵심 기술 개발 연구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도 화제다. 최고 연봉은 무려 154만위안(약 3억6000만원)에 이른다. 인턴 급여도 하루 500~990위안(10만~20만원)으로 책정했다. 딥시크의 채용으로 중국 빅테크 간 ‘AI 인재’ 확보 경쟁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 이덕주 특파원 /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