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그룹이 소유한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가 지난해 4분기에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경쟁 심화와 관세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 제공=볼보자동차

6일(현지시간) 볼보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1121억2000만크로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고 시장 예상치인 1069억1000억크로나를 웃도는 수준이다.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급감했는 볼보는 스웨덴 배터리 개발업체인 노스볼트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법인(JV)인 노스에너지에서 발생한 일회성 손실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4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한 20만2500대로 집계됐다. 그러나 회사는 지난 2년간 높게 유지됐던 주문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지난해 배터리 전기차가 신차 판매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23%로 2023년의 16%에서 증가했다. 당초 볼보는 2030년까지 전기차 100%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전 세계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작년 9월에 이 목표를 철회했다. 

볼보는 올해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와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경쟁 심화로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짐 로완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자동차 업계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과열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낮은 성장률로 인한 시장 약세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현금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완은 현재 자사를 보호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이동해야 하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볼보가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공장을 통해 생산을 조정할 수 있다며 회사의 광범위한 제조 네트워크가 관세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볼보는 이미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X30 생산을 중국에서 벨기에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전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회사가 관련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현재 상황에서 이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볼보는 트럼프가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EU에 대한 관세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완은 "우리는 미국 찰스턴 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어서 지금 당장 가동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능력이 있다"며 "생산 라인을 설치해야 하지만 꽤 빨리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미 기자(kmcho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