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2% 감소하며 6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연간 2.6% 성장률 달성 전망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2분기 역성장은 1분기 '깜짝성장'의 기저효과가 컸고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회복 흐름이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2022년 4분기(-0.5%)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정부는 2분기 역성장을 '예상했던 수준의 조정'으로 보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2배 수준으로 웃돌았던 지난 1분기(1.3%) '깜짝 성장'의 기저효과 때문이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2분기 성장률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간 성장률을 전망했을 때 감안했던 수준"이라며 "1분기 워낙 크게 성장해 당연히 기저효과가 클 수밖에 없고 기저효과를 빼고 보면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2.8% 성장했는데 잠재성장률(2%)보다 양호한 성장세"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는 2분기 때 나타났던 일시적 조정요인이 해소되면서 회복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달 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2%)보다 0.4%p(포인트) 상향한 2.6%로 제시했다.
국내외 기관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잡은 상태다. 앞서 △한국은행 2.2%→2.5% △한국개발연구원(KDI) 2.2%→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2.6% △IMF(국제통화기금) 2.3%→2.5% △아시아개발은행(ADB) 2.2%→2.5% 등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중반대로 높여잡은 상태다.
문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내수 회복 속도는 더디다는 점이다.
정부 역시 연간 성장률 달성을 좌우할 최대 변수를 '내수'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완만하지만 내수 개선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게 기재부 판단이다.
이 과장은 "물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2% 초반대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고 금리도 시중금리만 놓고 보면 7월 발표된 코픽스(COFIX) 금리가 작년 말보다 50bp(1bp=0.01%p) 가량 하락하는 등 (가계부채 부담을) 조금씩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또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7월 휴가비, 9월 명절상여금, 연말 상여금 등이 반영되면 가계 임금소득으로 환류될 것으로 보여 내수는 완만하지만 개선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수 회복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먼저 공공투자·민자사업·정책금융 등 하반기 투자·융자 규모를 연초 계획 대비 15조원 확대하기로 했다. 이중 신규 민간투자사업 발굴 목표를 연초 대비 5조원 늘려 잡았다. 철도·항만 등 기존 SOC(사회간접자본) 위주 사업뿐 아니라 복합문화·관광·환경시설 등 다양한 민간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민간소비 회복에도 힘을 기울인다. 추석 연휴 비수도권에서 쓸 수 있는 숙박쿠폰 20만장을 발행한다. 또 구매 부담이 큰 자동차 소비 촉진을 위해 2013년 12월31일 이전에 구입한 노후차를 폐기하고 연말까지 새차를 구매하면 개별소비세 70%를 한시 인하(한도 100만원)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화상회의로 1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아직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기재부가 정책적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 달라"라며 "특히 하반기 공공부문 15조원 추가 투·융자 등 건설투자 보강과제를 신속 추진하고 건설업 고용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8월 중 발표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