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미국 증시마저 극심하게 흔들리는 불확실성 장세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 일부는 빚을 내서까지 투자를 감행하는 소위 '빚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격렬하게 흔들리는 장세를 오히려 기회로 보는 시선이 상당히 많다는 방증인데, 특히 트럼프 수혜주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여전히 활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증시 ‘빚투’ 자금이 다시금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4일 기준 18조3045억원 규모로 불었다.
올해 초만 해도 15조원 안팎이었던 이 자금은 약 두 달간 꾸준히 상승했다. 잔고는 코스피‧코스닥 공히 증가하는 흐름이다. 특히 지난달 19일을 기점으로 코스피 시장에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0조원을 넘긴 뒤 현재 10조4531억원까지 불었다.
코스닥의 경우 7조원대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흐름 속에서 현재 7조8500억원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투자자예탁금 역시 지난 4일 기준 57조2328억원을 기록해 불과 1주일여 만에 1조원 넘게 급증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크게 하락하며 거래 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던 형세가 반전되었음을 그대로 표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 증시의 경우 작년에 파죽지세로 상승했던 미 증시보다 오히려 강한 흐름을 나타내며 작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도 빠르게 국내 증시로 방향을 선회해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이한 것은 국내 증시 빚투가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는 소위 ‘트럼프 수혜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방산·원전·조선 섹터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콘텐츠‧엔터 섹터 역시 대표적인 트럼프 반사수혜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3월 이후에도 이와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는 미국 증시에 대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낙관적인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펀더멘탈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시야가 확산될 경우, 이는 한편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 증가로 해석할 수 있는 동인이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증시 상승 동인이 되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문 연구원은 “반등 과정에서 출렁거림을 비중확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미디어펜 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