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한달 동안 면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묻지마식 관세 공세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5.60포인트(1.14%) 오른 4만3006.59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48포인트(1.12%) 뛴 5842.63로 장을 닫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67.57포인트(1.46%) 상승한 1만8552.7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은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와 연관된 업계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제조·생산돼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한달 동안 관세를 면제한다는 백악관 발표가 나온 뒤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3대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가 9.24% 급등한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도 각각 7.21%, 5.81% 상승했다.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매그니피센트7 주식도 대체로 반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3.19% 오른 가운데 엔비디아(1.13%), 아마존(2.24%), 알파벳(1.38%), 메타(2.57%), 테슬라(2.6%) 모두 상승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 중에선 엔비디아가 1.13%, TSMC는 2.38%, 브로드컴은 2.19% 올랐고 ASML은 4% 이상 상승했다.
트럼프발 무역갈등 완화와 협상 기대감이 이날 시장을 모처럼 밀어올렸지만 시장 변동성은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는 조짐도 포착된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이날 미국 증시에서 약 12억달러를 빼간 것으로 집계됐다.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최고투자전략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행정명령과 관세 정책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경제에서도 자신감을 흔들고 인플레이션 공포에도 불을 지폈다"고 평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날 발표한 경기평가 보고서(베이지북)에서 관세 위협에 대한 우려를 확인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지역 사업자들이 잠재적 관세로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일부 사업자는 선제적으로 판매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