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인공지능)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 21일 새벽(한국시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신제품 '블랙웰'의 서버 과열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 IT(정보기술)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AI칩 블랙웰이 맞춤형으로 설계된 서버 랙에 연결됐을 때 과열되는 문제가 발생해 일부 고객이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가동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엔비디아 관계자는 엔비디아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업체들에 서버 랙 설계 변경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고 한다.
엔비디아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엔비디아는 엔지니어링팀과 프로세스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선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반복은 정상적이고 예상되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블랙웰은 지난 3월 엔비디아가 공개한 새로운 AI 칩으로, 기존 제품 크기의 실리콘 두 개를 하나의 부품으로 묶은 제품으로 챗봇의 응답 제공과 같은 작업에서 기존 제품보다 30배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당초 올해 2분기 출시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후 블랙웰 자체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돼 출시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최소 3개월 연기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제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블랙웰을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11월~2025년1월)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블랙웰의 설계상 결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블랙웰 칩셋을 작동시키기 위해 7가지 유형의 반도체를 처음으로 다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디인포메이션의 보도가 맞는다면 엔비디아는 결함이 해결된 블랙웰의 서버 랙 제조 단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블랙웰을 둘러싼 잦은 결함 소식에 블랙웰을 사전 주문한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은 블랙웰 대신 기존 AI 칩인 H100과 H200 등 호퍼 제품 주문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인포메이션은 "마진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호퍼 제품의 주문이 증가하면 엔비디아의 단기 수익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호퍼 제품 주문을 늘린 고객사들이 블랙웰 칩을 많이 주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장기 수익 전망에는 좋은 징조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현지시간 기준 20일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 8~10월 분기 매출액이 331억달러(약 46조2076억원)로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엔비디아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전 분기(지난 5~7월)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