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정책 변화를 꼽았다. 내수 회복 지연 등에 따른 국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한국은행은 21일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내놨다. 설문 대상은 금융기관과 연구소, 대학, 해외IB 등 금융·경제 전문가 78명으로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대선 직후인 이달 8일까지 조사가 이뤄졌다.
최대 리스크는 가계빚·트럼프
단순 응답빈도수 기준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61.5%)'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부진(51.3%)',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39.7%)' 등의 답변이 많았다.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56.4%)'와 '미국의 공급망 재편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39.7%)' 등이 지목됐다. 단순 응답빈도수 기준은 응답자들이 우선 순위에 상관없이 선택한 5개 리스크를 단순 집계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베이 응답자들이 1순위로 선택한 리스크 요인을 집계한 '1순위 응답빈도수 기준'으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26.9%)'와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20.5%)'가 주요 리스크로 제시됐다.
단기 최대 리스크는 '美 대선 정책 변화'
1년 이내의 단기 리스크로는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와 국내 경기부진'과 '자영업자 부실 확대'가 주로 꼽혔다. '가계부채와 인구구조 변화'와 '자국우선주의 정책 리스크'는 중기(1~3년)에 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다.
아울러 응답자들은 '인구구조 변화'와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과 발생 가능성'이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요인으로 꼽혔다.
세부적으로 '국내 경기부진과 자영업자 부실 확대'는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발생 가능성이 높은 요인으로 응답했고,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부담 증가'는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력은 크지만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美 정책 변화가 신규 변수…"가계빚 감소 이뤄져야"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가계부채 리스크가 지난 서베이에 이어 가장 높았다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국내 경기부진',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미국의 공급망 재편전략 등 주요국 자국우선주의 산업정책 강화', '자영업자 부실 확대' 등 은 신규 리스크 요인으로 진입했다.
특히 지난 서베이와 비교할 때 대외 요인이 향후 금융시스템의 취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부각됐고,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 및 자국우선주의 확산'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가계부채 디레버리징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한계기업 구조조정, 향후 거시건전성 관리 등을 제안했다. 한은 관계자는 "감독당국과 정부, 금융회사 간의 소통과 금융정책 일관성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남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