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쿄증시 상장을 타진하던 일본 반도체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가 다음 달 중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1일 보도했다. 상장한다면 키옥시아에 4조원을 투자한 SK하이닉스가 최대 34%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닛케이는 키옥시아가 12월 중순 도쿄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상장을 통해 키옥시아는 991억엔(89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키옥시아는 지난달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월 신청서를 냈다가 일정을 연기했다. 이유는 상장 후 시가총액 목표치를 두고 주요 주주인 베인 캐피털(베인)이 투자자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 베인은 한·미·일 투자 컨소시엄을 주도한 사모펀드로, 컨소시엄을 통해 지분 56%를 소유하고 있다.
베인은 상장 승인 전 투자자들과 상장 후 시가총액을 논의하면서 최소 1조5000억엔(13조5100억원)을 목표치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자들은 너무 높다며 8000억엔(7조2000억원)을 제안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베인은 지난달 상장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날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내달 상장 시가총액 목표치는 7500억엔(6조7500억원)으로 설정됐다고 한다. 내년 AI 반도체 분야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 시설투자와 수익성 개선으로 주가를 부양시킬 방침이라고 한다.
SK하이닉스는 베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지분 56% 중 19%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키옥시아 지분 15%를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지분을 최대 34%까지 늘릴 수 있다.
키옥시아는 1970~1980년대 '일본 반도체 5공주'로 불렸던 도시바의 후신이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플래시 메모리 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실패로 경영난에 빠졌다. 현재 도시바는 상장폐지 상태다.
도시바는 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를 도시바 메모리로 분사했고, 베인 주도 컨소시엄에 매각을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에 4조원을 출자했다. 도시바 메모리는 이후 사명을 키옥시아로 변경했다. 키옥시아 지분 구조는 베인 주도 컨소시엄 56%, 도시바 41%, 일본 광학기술업체 호야(HOYA) 3%로 나뉘어 있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