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올빼미 '서학 개미'들이 향후 낮에도 정규 거래를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사실상 하루 종일 미국 주식을 정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열리면서다.
28일 미국 스타트업 24익스체인지는 뉴스와이어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24시간 증권 거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거래소는 일단 하루 23시간 미국 주식 거래를 지원한다.
24익스체인지는 내년부터 동부 표준시 기준 평일(정규장 거래일) 오전 4시~오후 7시까지 거래를 제공하고 추후, 일요일 동부 표준시 오후 8시~금요일 오후 7시까지 하루 23시간 거래를 제공할 계획이다. 일상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기능 테스트를 수용하기 위해 각 거래일에 1시간은 운영을 중단한다.
24익스체인지 CEO 겸 설립자인 드미트리 갈리노프는 "SEC가 새로운 거래소를 승인하는것은 24익스체인지가 수년간 노력해온 발전"이라며 "그간 주식 거래자는 해당 지역애서 시장이 닫혔을 때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하는 위험이 있었다. 우리는 24시간 미국 주식 거래를 용이하게 해 이 문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익스체인지는 주중 23시간 운영하도록 SEC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전국 증권거래소다. 뉴욕 메츠 구단주인 스티브 코헨의 벤처캐피탈 포인트72벤처스 펀드의 지원을 받아 24시간 증권거래소를 표방한다. 서비스 초기에는 당일 유동성에 대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객의 수요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채와 달러가 주중 거의 끊임없이 거래되는 반면 주식은 투자자 보호 규칙과 거래 결제의 복잡성 때문에 그동안 거래 운영시간이 제한돼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24시간 거래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암호화폐 거래는 24시간 운영된다.
그동안은 로빈후드 같은 증권브로커가 소위 '다크풀'에서 고객의 시간 외 주식 주문을 실행해왔는데 다크풀 회원들 간 서로 거래하는데 그치다보니 해당 거래 가격이 시장 전체에 전파되지 않았다. 내년부터 하루 23시간 거래가 제도화되면 거래 가격과 거래량이 공식화되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전망이다.
24익스체인지는 지난해에 주말에도 주식 거래가 가능하도록 SEC에 신청했으나 승인받지 못하자 주말 거래를 제외한 수정본으로 두 번째 신청 끝에 운영 승인을 받았다.
현재 24익스체인지 외에 뉴욕증권거래소도 자체 거래 시간을 22시간으로 확대하기 위해 SEC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은 거래시간이 늘어나는 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거래량이 적은 야간 거래에서 가격이 크게 변동해 마진콜이 생기는 사태를 우려해서다. 마진콜이란 금융시장에서 자기자금 비율이 투자 이전 정해놓은 유지 증거금 비율보다 떨어졌을 때 자기 자금 비율을 초기 증거금 비율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