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약 24억 원인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올해 422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90만 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귀속분 종부세 고지 인원이 54만8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49만9000명)보다 4만9000명 늘어난 수치다. 세액도 올해 총 5조 원이 고지돼 지난해(4조7000억 원)보다 3000억 원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위해 2022년 세율 인하 등에 나서면서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52% 상승하면서 과세 인원과 세액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종부세는 크게 토지분과 주택분으로 구분되는데 아파트 등 주택 보유에 따른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46만 명으로 집계돼 지난해(41만2000명)보다 4만8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전체 주택 보유자 1562만 명 가운데 2.9%가 종부세를 내는 셈이다. 주택분 종부세액도 1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1조5000억 원)보다 1000억 원 더 늘었다.
이런 가운데 40만1000명인 개인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의 1인당 평균 세액은 145만3000원으로 지난해(133만2000원)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서울 지역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종부세 부담이 덩달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용면적 84㎡로 공시가격이 약 24억 원인 서초구 반포자이 아파트 1주택자의 종부세(농어촌특별세 포함)는 지난해 330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422만 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보유 등에 따른 세액공제는 없는 것으로 가정한 사례다.
또 전용면적 85.0㎡로 공시가격이 약 22억 원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1주택자의 종부세는 260만 원에서 298만 원으로 오르고 공시가격 18억 원인 전용면적 84.4㎡ 은마아파트 보유자의 종부세도 79만 원에서 157만 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종부세 부담은 내년에도 추가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서울 핵심지 아파트를 비롯한 고가 부동산 가격이 올해도 꾸준히 상승하면서 내년도 공시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우 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일부 신축 아파트 보유자의 경우 내년도 종부세 부담이 올해보다 30~50%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우 위원은 “올해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에 내년에도 고가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