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유력 외교 전문지가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대해 '셀프 쿠데타(self-coup)'라고 규정했다. 국가 지도자가 쿠데타를 일으켜 입법부를 해체하거나 헌법을 무력화해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고 본 것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력 매체 FP(Foreign Policy)는 '한국인들이 계엄령을 거부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가 극적으로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를 작성한 이는 FP부편집장 제임스 파머로, 미국 유력 매체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쿠데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그는 기사에서 "궁지에 몰린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지만, 한국 국회가 만장일치로 이 조치를 거부해 '셀프 쿠데타'가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썼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령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한국의 군대를 동원하려 했지만, 시위대가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군인들과 맞섰다고도 보도했다.
군이 윤 대통령에 복종했다면 군부와 국민 간 대립 등 위기가 악화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위기는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배경으로는 '인기 없는 정치인의 필사적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의 국민의힘 당이 올해 4월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패배하면서 민주당이 확고한 다수당을 차지, 지난주 입법부와의 예산 대립을 치러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20% 미만이라고 알렸다.
이어 이번 비상계엄령은 전 독재자인 박정희 대통령 암살 후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장군의 군사 독재 시절을 연상시켰고, 시민들은 윤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올 때까지 거리를 지질 거라고 예상했다.
또 쿠데타 실패로 한일 화해를 위한 미국의 노력은 엉망이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경고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