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표 성장주 네이버의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사양·고비용의 AI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또한 지난해 실적에서 매출 10조원 달성이 확실시되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20만4000원이었던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 21만8500원으로 뛰며 3거래일 사이 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네이버 주식을 각각 850억원, 752억원 사들였는데 두 투자 주체 모두 코스피 순매수 규모 1위에는 네이버가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전 10시 7분 현재도 전 거래일 대비 5.03% 급등한 22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들어 10% 이상 오르며 꾸준히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딥시크의 저가 AI 모델 'R1'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친 지난달 31일 네이버의 주가는 6%대 급등했다. 딥시크 R1은 오픈AI의 'GPT-4o'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개발·유지 비용은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 백승혜 연구원은 "딥시크 R1 모델은 오픈AI의 o1 모델과 비교해 90~95% 낮은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며 "오픈AI o1 모델은 입력 토큰 100만개당 15달러, 출력 토큰 100만개당 60달러인 반면 딥시크 R1 모델은 입력 토큰 100만개당 0.55달러, 출력 토큰 100만개당 2.19달러로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비공개 폐쇄형 모델인 오픈AI와 달리 딥시크는 오픈소스 형태로 개방돼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딥시크가 적은 개발 비용으로 고사양의 AI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오픈소스 진영에 속하는 국내 후발 AI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보다 경제적인 오픈소스 모델을 활용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사용자와 이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분야가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최대 사업 화두라고 본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돈을 버는 것은 LLM(거대언어모델) 모델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이기에 생성형 AI 및 대화형 UI(사용자 환경)를 탑재한 AI 서비스들이 본격 출시되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의 AI 사업은 이제 본격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매출 10조원 돌파로 탄탄한 펀더멘탈(기초체력)을 증명한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 중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6510억원으로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클럽에 입성하게 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2.14% 증가한 1조9674억원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의 광고와 커머스 실적에 대한 업사이드 요인이 더 많다고 판단한다"면서 "2025년 영업이익 성장률 19.6%도 가시성이 높으며 오히려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업황 회복세가 전혀 없음에도 실적이 좋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AI 효과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밸류에이션이 정상 구간으로 올라서는 수준을 넘어선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인한 리레이팅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2분기를 시작으로 신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긴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2조7156억원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1조7179억원이 신사업에서 발생했다. 그동안 매출의 25% 이상을 꾸준히 미래 먹거리에 투자한 결과로 2012년부터 2023년까지 네이버가 집행한 R&D(연구·개발) 투자만 16조원에 달한다.
올해는 1분기 내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기능에 적용한 'AI 브리핑'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커머스 분야를 독립시켜 별도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출시하며 사업 확장에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출처 : 중소기업신문(http://www.s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