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됐지만, 경제 근간인 공업(에너지 및 제조업)기업 수익은 갈수록 나빠진다. 1~10월 누적 기업 수익지표가 또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시장의 우려가 확산된다.
중국국가통계국은 1~10월 누적 전국 일정규모 이상 공업기업 이익이 총 5조8680억위안(약 112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매년 1월부터 누적액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 공업기업의 이윤 총액을 밝히고 있다. 이는 기업의 수익상황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지난달 발표된 중국의 1~9월 공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고, 9월 한 달 간을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27.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시장 예상치인 -3.6%를 크게 하회하는 4.3%의 낙폭을 기록하면서, 10월 한 달 간 기준 공업이익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9월의 -27.1%를 더 크게 밑돈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10월 한 달 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기업 공업이익은 1~2월 10.2% 증가하며 지난 2022년 7월 이후 1년 6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 산뜻하게 출발했다. 중국 정부가 연초 경기회복을 자신했던 가장 큰 근거 중 하나였다.
그러나 공업이익은 지난 8월 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나 급감했다. 이 타격으로 1~8월 누적 지표가 전년 동기 대비 불과 0.5% 수준으로 하락했고, 급기야 1~9월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1~10월 낙폭을 더욱 키우며 연말까지 중국 기업들의 수익 전망은 매우 어두워졌다.
1~10월 누적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보면 국영기업 이윤은 전년 동기 대비 8.2% 빠지며 전체 하락세를 견인했다. 합작기업은 5.7%, 민간기업은 1.3%씩 각각 줄었다. 홍콩과 마카오, 대만 투자 기업의 이익은 0.9% 늘었다.
업종별로는 광산업 이윤이 12.7% 빠지는 동안 제조업도 4.2% 줄었다. 반면 가스와 물 등 공급업종은 이윤이 11.5% 늘어났다. 더 세부 분류하면 비철금속 제련과 압연 가공업 등이 40% 늘어나며 눈길을 끌었고 자동차 제조업과 전기기계 및 장비제조업, 특수장비제조업, 화학원료 및 제품 제조업 등은 모두 이익이 줄었다.
악화한 수치 앞에서도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이 일정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했다. 세부적으로 개선된 지표들을 근거로 상황이 상승반전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놨는데, 주장의 연결고리는 빈약해 보인다.
유웨이닝 국가통계국 산업부 통계위원은 "전월 대비 60% 이상의 업종에서 이익 개선이 감지됐는데 제조업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졌다"며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이익은 여전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지만 정책패키지(부양책) 도입으로 산업체 효율성이 향상됐으며, 각종 정책을 관철해 기업의 안정적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