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내년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터미널레이트(최종금리)를 2.5%로 전망했다. 달러-원 환율은 다음 분기에 1,450원이라는 고점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27일 BofA가 내놓은 내년 전망을 보면 "한국은 외부 불확실성이 다가오면서 성장의 기어가 바뀌고 있다"며 "한국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BOK)은 내년에 1월부터 분기별로 한 차례씩, 세 번을 인하해 기준금리가 총 75bp 내려갈 것"이라며 "외부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터미널레이트는 2.5%로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가 3.25%니,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로 본 셈이다.
BofA는 미국의 관세 위협이 끼치는 부정적 효과가 우리나라에 비교적 클 것으로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주된 수출국이 중국과 미국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두 국가 사이에 형성된 수출 구조 차이를 고려하면, 미-중 갈등의 수혜자가 될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를 내수가 상쇄하면서 GDP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는 안정적일 것으로 BofA는 예측했다. 2% 정도의 물가상승률이 유지돼, 한은을 걱정시키는 일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높아져 버린 서울의 주택 가격이 한은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를 막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원화 약세 역시 한은의 맨데이트(책무)인 '금융 안정'을 흔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BofA는 "전반적으로 한은은 달러-원 환율 1,400원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달러가 여기에서 구조적으로 강해진다면 그 수준을 방어할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1분기 달러-원 환율 전망치로 1,450원을 제시했다. 이를 고점으로 연말 1,390원까지 내림세를 점쳤다.
더불어 "내년에는 원화 자산 포트폴리오 흐름도 부정적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NPS)이 내년 글로벌 주식 비중 목표를 올해보다 높은 35.9%로 잡아 달러 강세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외 다양한 기관투자가들의 해외주식 매수가 포트폴리오에서 원화 자산을 축소하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해외주식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은 향후 두 분기 동안 원화에 지속적인 우려사항이라고 지목했다.
BofA는 "한국 정부는 여전히 국가부채 확대를 경계하고 있지만, 외부의 강력한 역풍에 직면하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적정 수준의 재정 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