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에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문제에 관여할 것을 요구하면서 두 나라의 협력을 지켜만 본다면 한반도에서 한미일의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은 이탈리아에서 열린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인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이 억지력과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를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그간 중국에 북한군 파병을 비롯한 북러 협력을 막아달라고 촉구해왔다. 중국은 러시아 방위산업을 간접 지원하고 북한과도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두 나라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개입하겠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이에 미국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개입을 늘리겠다고 경고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블링컨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북한에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핵 능력 등 한반도의 불안정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든 것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 양방향 교류에 대해 우리는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는 한반도에서 우리가 이미 취한 조치를 바탕으로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하는 추가 조치를 하도록 만든다"며 "이러한 조치들은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의 많은 국가가 북러 관계에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우리는 모두 중국이 이 문제를 종식하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