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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도 노리는 트럼프…해운업계, 기대 반 경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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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없다
12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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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운임 하락 언제까지

글로벌 해운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 넘어간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실제 미국 업체가 일부 항구 운영권을 확보하면서다. 국내 해운 업계는 미국의 대중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도 불확실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을 위해 건설된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미국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홍콩계 기업 CK허치슨으로부터 파나마항만회사(PPC)의 지분 9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PPC는 파나마운하의 5개 항구 중 2개(발보아·크리스토발항)에서 물류 처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를 노리는 배경엔 중국의 ‘해양굴기’에 대한 견제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식에서도 그는 “우리는 운하를 중국에 주지 않았고 되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21일 중국 선사 선박과 중국산 선박에 각각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원), 150만 달러(약 21억50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해운 업계엔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화주들이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원양해운(COSCO) 등 중국 선사 대신 국내 선사를 찾아오는 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무차별적 관세부과가 본격화하면 글로벌 물동량이 줄면서 일감이 사라질 것이란 위기의식도 만만찮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중국 선사의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인데, 미국의 규제로 추가 비용이 든다면 국내 선사가 그 물량을 뺏어올 수 있다”면서도 “관세 등 무역장벽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는 우려할 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해상 운임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연일 하락세다.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1515.3을 기록하며 지난 1월 첫 주(2505.2) 이후 7주 연속 하락했다. 중동정세 악화로 인한 ‘홍해사태’가 해상 운임을 크게 올렸던 지난해 최고치(3733.8)와 비교하면 59.4% 하락한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주간 시장분석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멕시코 관세(25%) 부과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돼 수입 업체의 신규 발주가 위축됐다”라며 “수요 회복 지연과 선박 공급 과잉으로 3월에도 운임 반등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국내 해운 업계는 사업 구조 다변화로 글로벌 불확실성 대응에 나섰다. 매출의 약 85%를 컨테이너선에 의존하는 HMM은 SK해운의 벌크선 사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철광석·곡물 등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은 컨테이너선보다 물동량과 운임 변동이 적어 안정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벌크선 운임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4일 기준 1262로 연초(1029) 대비 22.6% 올랐다. 벌크선 중심의 팬오션은 트럼프발 수혜가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대를 늘리고 있다. 현재 9척인 LNG선대를 연말까지 12척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선박 공급이 늘어난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화물 수요가 둔화하자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후 지정학적 위기가 해결되면 컨테이너 운임이 더 하락할 수 있어 선사들은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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