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준금리 인하기에 진입한 시점에 오히려 대출이자가 상승하며 예금·대출이자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당국 및 은행권의 관리를 주문했다. 은행권 정기예금 이자는 연2%대까지 떨어졌지만 대출이자는 가계부채 억제 정책에 따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5일 이 원장은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은행 예대금리차는 연초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최근 몇 달 동안 확대되는 점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올해 3월 1.26%를 기록한 이후 올해 8월말(1.13%포인트)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9월말 1.22%포인트로 반등했다.
다만 이 원장은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 수신금리에 먼저 반영된 이후 대출금리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향후 개별 은행별 유동성 상황, 여·수신 금리 추이 등을 분석해 금리 반영 경로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수신 및 은행채 발행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지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시중은행들의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금융사고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으므로 금감원의 감독·검사 역량 제고를 위해 더욱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로 인한 업무부담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그는 “필요한 예산 및 인력 등이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와 협의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직원들이 거둔 성과에 대해선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매일경제 최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