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은행들이 대선을 전후로 거래 활동이 늘리면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선 금융권 호황이 이제 시작된 것에 불과하다는 낙관이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CNBC는 4분기에 JP모건체이스 트레이더들은 전분기 대비 21% 증가한 7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는 사상최대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같은 기간 주식 분야에서 13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가의 실적호전세는 중앙은행이 2년간 인플레이션과 씨름을 마친 결과로 풀이된다. 금리인하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되면서 뱅커들이 갈망하던 금융시장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시장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은행들은 다양한 규제개혁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월가는 그동안 규제 불확실성과 더 높은 차입비용에 의해 실적이 억제됐다는 평가를 얻었다. 때문에 이들은 몇 년 동안 경쟁사를 매수하거나 스스로의 사업부를 매각 및 구조조정 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맞춰왔다.
모건스탠리의 최고경영자(CEO)인 테드 픽은 "법인세 인하와 합병 승인의 순조로운 진행에 힘 입어 기업경영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며 "최근 거래 파이프라인의 활동은 지난 5~10년 사이에 가장 강력했다"고 평가했다.
채권과 주식 발행을 포함한 자본시장 활동은 이미 지난해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관련 시장은 전년비 25% 커졌다.
월가는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기업상장공모(IPO) 시장의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미공개 기업들로부터 상당한 (IPO) 수요가 들어오고 있다"며 "자본시장 규제가 개선될 경우 전반적인 거래 욕구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