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안 승인을 미루고 가자지구를 공습해 최소 86명이 숨졌다. 양측이 세부 사항 논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지만 미국은 곧 막판 쟁점이 해결되고 협정이 예정대로 19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1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휴전 협정 발표 이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공습을 가해 최소 86명이 숨지고 2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23명이 어린이고 27명이 여성으로 확인됐다.
현지 비상대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발표한 뒤 끊임없는 폭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가자 민방위대 대변인 마흐무드 바살은 "휴전이나 정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포격 강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도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군은 전날 저녁부터 "가자지구 전역에서 테러 목표물 약 50곳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며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총리실은 16일 오전 예정됐던 휴전안 승인 표결을 미룬다고 발표했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하마스가 마지막 순간에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합의 일부를 파기하고 막판 위기를 조성해 합의를 막고 있다"며 "미국 등 중재국이 '하마스가 합의안의 모든 내용을 수락했다'고 이스라엘에 통보할 때까지 이스라엘 내각은 소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하마스 고위 관리 이자트 엘레시크는 텔레그램에 "하마스는 전날 중재자들이 발표한 휴전 합의를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스라엘 관리는 CNN에 이스라엘 내각이 오는 18일 휴전안에 대한 전체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앞서 17일에는 소규모 안보 내각이 소집돼 휴전안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스라엘의 내각 소집 결정에 대해 미해결 문제가 해결됐음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샤스의 아리에 데리 대표는 하마스와의 휴전 협정 이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해결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몇 분 전에 모든 장애물이 극복됐고 합의가 진행 중이라는 최종 발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스라엘의 투표 지연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19일에 발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복잡한 협상에서 미진한 결말(loose end)이 따르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며 이제 그 결말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협상이 진전돼 19일에 합의안 이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양측의 이견 조율을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브렛 맥거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중동 특사로 지명한 스티브 위트코프가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국 협상단과 함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스티브 위트코프가 바이든 행정부와 함께 가자지구 휴전 협정을 위해 일한 공로를 평가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차기 트럼프 행정부를 최종 협상에 참여시키기로 한 결정을 옹호했다.
그는 "협정안 대부분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행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협정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이 아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협정과 관련해 누가 공을 차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결과를 얻는 것이고 이번 협정이 바로 우리가 얻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