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주식 5만원대 폭락에 K-ICS 190%로 하락…200% 이하 사상 처음
주식 분류 재편·화재 자회사 편입·자본성증권 발행이 대안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삼전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생명의 재정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더팩트 DB
반도체 부진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삼전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삼성생명의 재정건전성도 흔들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맡아 보유 주식의 매각이 어려운데다 생명보험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보유 주식을 전략적 투자 주식으로 분류해 위험가중계수를 낮추는 방안과 더불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해 실적을 개선시키는 방안 등이 개선책으로 거론되지만, 삼성생명 측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5일 종가 기준 5만29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7월 8만8000원대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 지난해 11월 14일 4만9900원을 기록하며 5만원선도 깨졌다. 이후 소폭 상승한 뒤 5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75조7883억 원, 영업이익은 6억4927억원을 기록했지만, 핵심사업인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 9000억원에 그쳐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렇게 되자 삼성전자 보유지분이 높은 삼성생명의 재정도 흔들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들고 있는 대주주로, 이재용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할 경우, 삼성생명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줄어들고 이는 가용자본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지난해 6월 삼성전자 주가가 8만1500원이었을 당시 삼성생명의 K-ICS(지급여력비율)는 201.5%였지만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떨어지면서 K-ICS비율도 193.5%로 주저앉았다. 삼성생명의 K-ICS가 2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최근 5만원대인 삼성전자의 주가를 반영하면 K-ICS비율은 180%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생명의 지난해 4분기 K-ICS비율을 185.3%로 추정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생보업계 평균 킥스 비율(경과조치 전 기준)이 191.2%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가장 큰 리스크로 금리 하락과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따라 K-ICS 비율 측면의 안정성이 훼손되는 점"이라며 "2024년 4분기 중에도 금리 하락, 삼성전자 주가 하락, 최적 해지율 가정 반영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며 K-ICS비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명보험 본업에서도 저금리 기조와 시장 포화 문제로 상황이 어렵다는데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3.50%에서 3.00%로 낮추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선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 감소가 나타난다.
실제,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25%로 삼성화재(12.7%)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생보와 손보의 업종 차이를 감안해도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생명의 전자 보유 지분을 K-ICS 산출시 '전략적 투자' 주식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렇게 되면 가용자본 산정시 적용하는 위험가중계수(충격계수)를 종전 35%에서 20%로 낮게 적용해 K-ICS 200%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최근 삼성화재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28년까지 보유 자사주를 소각해 자기주식 보유 규모를 5%까지 닞추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이 14.98%에서 16.93%까지 상승하게 된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다른 회사 주식을 15%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고,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보유가 가능하다.
특히, 삼성화재를 지분법 적용 대상으로 회계처리할 경우 지분율만큼 손익을 합산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삼성화재는 연간 2조~3조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 연결 재무제표에 3000억~4000억원의 순이익이 더해질 수 있다.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것도 K-ICS비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8조325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삼성생명은 자본성증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이는 결국 향후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한 K-ICS비율 상승을 추진할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 지분 주식 분류와 더불어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유 주식 재분류와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관련 내용이 검토되긴 했지만 추진 계획은 없다"면서 "삼성생명의 밸류업 계획은 오는 20일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김태환(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