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 돈 55만 4325원…관세 전쟁 영향에 연일 최고가 경신
8000달러 전망에 투심↑…지역 금은방 "일 최고 매출 8000만 원"
대전의 한 금은방. 김지선 기자
대전 유성구에 거주 중인 40대 주부 임모 씨는 최근 금을 모으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임 씨는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모은 1g짜리 '콩알 금'을 벌써 다섯 돈 정도 모았는데, 이는 이날 시세 기준으로 277만 원 정도다.
임 씨는 "금을 모은 지 2년 정도 됐다"며 "2년 전에 2g 구매할 금액으로 지금은 1g밖에 구매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올랐지만, 안전 자산이라는 이유 하나로 꾸준히 모으고 있다. 수익률은 5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격화하며 국제 정세가 격랑에 빠지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치솟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순금 1g 가격은 14만 7820원으로 전일 대비 4.6%(6470원) 올랐다. 1년 전(8만 7050원)과 비교하면 69.8%(6만 770원)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만 15.6%(1만 9970원) 상승했다. 금 한 돈(3.75g) 기준 55만 원 선을 웃돈다. 국제 금 시장에서도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온스 당) 2845.48달러(약 414만 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동안 금값 상승이 이어질 거란 시장 전망이 쏟아지며, 금에 대한 투자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금은방을 비롯, 홈쇼핑, 은행 모바일 앱, 편의점, 자판기 등에서도 금을 쉽게 살 수 여건에다 더 오르기 전에 금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대전 중구의 한 금은방 업주는 "반지나 목걸이가 아닌 콩알 금, 골드바 등 투자용 금을 찾는 이들이 급격히 늘었다. 하루 최고 매출이 8000만 원까지도 나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금 시세에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자들이 집중됐다.
이날 ACE KRX금현물은 전일 대비 5.4%(1090원) 오른 2만 1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1년 만에 71.3%(8865원), 올해만 17.3%(3145원) 오른 가격이다.
고객들이 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계좌를 통해 금을 거래할 수 있는 골드뱅킹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의 골드뱅킹 계좌 수는 25만 2300좌에서 27만 5400좌로 2만 3000좌 이상 늘었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금값이 완만한 상승 추세를 유지할 거란 시각이 우세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 등은 올해 금값 목표가격을 온스당 3000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지역 한 경제 전문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금값은 상반기까진 상승세를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조정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분석했다.
김지선 기자(gzazoo88@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