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T, '백트' 주식 전량매수 임박…주가 하루만에 162% 폭등
'가상자산 대통령' 발 맞춰 美 일반기업도 비트코인 보유량 늘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소셜미디어업체 트럼프미디어(DJT)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백트(Bakkt)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양사 주가가 폭등세다. 트럼프 2기 내각이 출범하면 암호화폐 활성화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분기 매출 5억원이 채 안 되는 백트가 트럼프 테마주 대열에 합류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미디어의 백트 주식 전량 매수가 임박해졌다"고 보도했다. 백트는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CE)가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함께 2018년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로 ICE가 지분 55%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백트 창립자이자 전 CEO(최고경영자)인 켈리 뢰플러(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조지아 공화당 상원)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뢰플러는 ICE의 창립자인 제프 스프레처의 아내로 ICE 마케팅 책임자로도 활동했다.
이날 두 회사의 주가는 치솟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주주(지분율 57%)로 있는 트럼프미디어는 전 거래일 대비 16.65% 급등해 32.7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는 2.56% 하락했다. 백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2.46% 폭등해 29.71달러로 마감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도 15.75% 뛰었다. 장중에는 폭등세로 인해 여러 차례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백트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주가가 1달러를 회복하지 못해 뉴욕증권거래소(NYSE)로부터 상장폐지 경고를 받았던 기업이다. 지난 4월 1대 25의 액면분할을 하면서 회생했지만 지난 분기 매출이 32만8000달러(약 4억4500만원)에 불과하고 2만7000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CNBC는 "트럼프미디어의 백트 인수 추진은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백악관 입성을 앞두고 암호화폐 영역에서 사업적 이해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선을 불과 3주 앞두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 암호화폐 벤처에서 발매한 토큰도 홍보한 바 있다. WLF 계약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가족은 코인 순수익의 75%를 가져갈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일반 기업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암호화폐에 베팅하고 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기업용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이달 11~17일까지 46억달러(약 6조4096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5만1780개를 추가 매수했다. 4년 전부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사모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300억달러(약 41조6800억원)에 달해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 됐다. 지난해 말 주당 63달러에 불과했던 회사 주가는 이날 384.79달러에 거래를 마쳐 올해에만 46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에선 위메이드가 3분기 말 기준 223개로 비트코인을 최다 보유하고 있다.위메이드의 비트코인 평가금액은 3분기 말 186억7200만원(이하 업비트 가격 기준)에서 18일 283억5300만원으로 약 두 달만에 96억8100만원어치 늘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메이드는 전체 가상자산의 장부가는 약 685억원.
네오위즈홀딩스도 총 278억원 어치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다. 올해 2분기 0.21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넷마블은 3분기 중 8.08개를 신규 취득해 3분기 현재 8.29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셈(1.0786개) 펄어비스(0.56개) 티사이언티픽(0.55개) 등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러나 국내 상장사들은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크지 않아 주가도 극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