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 금액은 약 230억달러(약 31조7000억원)로 알파벳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수 협상이 결렬되지 않을 경우 조만간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
위즈는 2020년 설립된 클라우드 컴퓨팅용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에서 보안 위험을 탐지해 제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협력업체로는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여러 대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있다.
위즈는 올해 초 10억달러의 자금을 유치했고 당시 기업가치는 120억달러로 평가됐다. 설립 18개월 만에 1억달러의 연간반복매출(ARR)을, 작년에는 3억5000만달러의 ARR를 기록했다. 세쿼이아캐피털, 안드레센호로위츠, 인덱스벤처스 등 실리콘밸리의 주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고 있다.
알파벳은 다른 빅테크 기업에 비해 인수합병(M&A)에서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최대 거래는 지난 2021년 진행된 125억달러 규모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다. 이런 알파벳이 위즈 인수에 나서는 데는 클라우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난 몇 년 동안 클라우드 사업에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26% 성장했고 최초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이버 보안 사업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년 전에는 54억달러에 사이버보안 업체인 맨디언트를 인수했는데 이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구글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여전히 아마존과 MS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WSJ은 "이번 인수는 중요하고 성장 중인 사업이지만 경쟁사에 비해 뒤처져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알파벳의 노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알파벳이 미국 규제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번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한 첫 판결이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작년에는 광고기술 사업에서의 불공정 행위를 이유로 구글에 대해 두 번째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